[축구/새바람부는 유소년축구(하)]허정무씨의 제안

  • 입력 2001년 3월 22일 18시 30분


허정무 대한축구협회 기술자문
허정무 대한축구협회 기술자문
“유럽의 유소년축구시스템을 보고 한국의 현실을 생각하니 눈앞이 깜깜했다.”

최근 한달간 유럽축구를 둘러본 허정무 대한축구협회 기술자문(전 국가대표감독)은 거의 모든 나라가 클럽시스템으로 유소년축구를 활성화하고 있었으며 특히 98월드컵 개최국 프랑스는 완벽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고 전했다.

다음은 허정무 전 감독의 말.

“프랑스에서는 각 클럽에서 뛰고 있는 11,12세의 선수중 120명을 선발해 전국에 있는 6개의 축구기술센터에서 체계적으로 지도해 프로와 국가대표로 배출한다.

프랑스축구협회는 88년 축구기술센터를 세웠고 연 2억프랑(약 360억원)을 들여 유소년축구를 체계적으로 키우고 있다. 축구기술센터에서 선수를 선발할 땐 전국에서 5000명에 육박하는 축구꿈나무들이 몰려든다.

프랑스축구협회는 3개월에 걸쳐 120명을 선발, 13세때부터 본격적으로 키운다. 13, 14, 15세에 걸쳐 모두 360명을 집중 육성하는 것이다.

98월드컵때 프랑스를 정상으로 이끈 에메 자케 전 감독이 위원장을 맡고 있다. 시설은 일급 호텔 수준이며 선수들은 축구기술센터 인근 학교에서 오후 4시까지 공부를 한 뒤 훈련을 한다.

훌륭한 잔디구장을 갖추고 있어 아이들 기술이 거의 프로에 가깝다.”

그러면 과연 우리나라는 어떨까.

최근에야 클럽시스템 도입이 추진되고 있는 실정인데다 선수들이 자유롭게 뛸 수 있는 잔디구장은 전무한 상황.

허 전 감독은 “국가대표팀을 맡아보니 기본이 안된 선수들이 너무 많아 유소년 축구의 중요성을 알게됐다”며 “축구협회도 이런 문제점을 알고 유소년축구 발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허 전 감독은 “이제 우리나라도 프로에 자유계약제가 도입되니 클럽시스템도 활성화 될 것”이라며 “최소한 초중고 유망주를 각각 선발해 잔디구장에서 체계적으로 키우는 노력을 함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축구복표 사업과 월드컵개최의 이익금을 유소년 축구에 투자하는 방안이 적극 강구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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