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장관-재계 워크숍]'기업 기살리기'정책 전환

입력 2001-03-22 18:30수정 2009-09-21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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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념(陳稔)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 등 주요 경제장관들이 22일 재계인사들과의 합동워크숍에서 전달한 메시지의 핵심은 기업정책의 대폭적인 전환이다. 현정부 출범 후 ‘기업구조조정’이란 이름 아래 반강제적으로 이뤄져왔던 기업에 대한 ‘압박’ 대신 이제는 기업경영의욕을 북돋우기 위한 쪽으로 정책방향을 돌리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진부총리 등이 “이제는 과거정리보다 미래지향적으로 함께 노력해야 하며 정부도 이를 위해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강조한 것은 이런 의지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정부와 재계는 또 “사람을 무조건 자르는 것이 구조조정이 아니며, 분사와 지분 조정 등을 통해 ‘피를 덜 흘리는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데도 인식을 같이했다.

정부가 재벌정책을 강공 일변도에서 벗어나 유화적인 방향으로 바꾸기로 한 데는 몇 가지 배경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정부는 지난달 말로 마무리를 선언한 4대 개혁으로 기업구조개혁의 큰 틀은 갖췄다고 판단하고 있다. 최소한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는 부실기업들이 대체로 정리돼 기초적인 체력은 갖췄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이유는 최근 한국경제를 둘러싼 국내외 상황이 심상치 않은 방향으로 흐르면서 경제활동의 핵심주체인 기업의 경영의욕을 살리지 않고는 자칫 우리 경제가 최악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날 워크숍에서 진부총리가 “올 하반기부터 미국경제의 상대적 회복과 구조조정의 가시화, 제한적 경기조절책으로 5∼6%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당초 예상과 달리 미국과 일본의 상황이 크게 나빠지고 있다”고 우려한 것은 이를 잘 보여준다.

이에 따라 정부는 특히 기업들의 수출시장다변화 등을 위해 적극적인 지원책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또 재계의 반발이 심한 기업 지배구조의 추가개편작업도 반발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타협점을 마련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정부가 약속한 ‘획기적인 기업경쟁력 지원’의 구체적인 모습은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5개월만에 처음으로 열린 이날 ‘정부와 재계의 만남’은 재계측 참석자들이 예상한 이상으로 경제장관들이 적극적인 대(對)기업지원을 약속함에 따라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과거 정재계 간담회가 대체로 1시간 안팎이었던 데 비해 이날 모임은 저녁식사를 겸해 4시간 이상 계속됐다.

참석자들은 21일 밤 타계한 정주영(鄭周永) 전 현대 명예회장의 명복을 비는 묵념을 한 뒤 본격적인 토의에 들어갔다. 정재계 인사들은 진부총리가 “정 전명예회장은 무(無)에서 기업을 일으켜 우리 국민에게 ‘하면 된다’는 희망을 심어주었다”며 “우리 경제발전과 근대화의 산 증인이었던 정 전명예회장을 추모하자”며 묵념을 제의하자 모두 숙연한 표정을 지으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권순활·최영해기자>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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