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부즈맨 칼럼]신수정/‘공자 논쟁’ 과잉관심 아닌지

입력 2001-03-02 18:32수정 2009-09-21 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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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은 당대의 지적 문화적 성감대를 반영한다. 찬반 양론이 분분하다는 것은 그만큼 예민한 관심사라는 의미도 된다. 여론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언론이 논쟁에 민감한 것은 그런 면에서 당연한 듯하다.

동아일보는 2월 6일자 A17면 ‘김윤식―이인화 교수 사제 대담’을 통해 근대문학 논쟁을 유도한 바 있다. 이 논쟁은 노장 평론가와 신진 소설가 사이의 근대문학을 둘러싼 다양한 견해를 들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그러나 이 대담이 논쟁이라는 이름에 값할 만큼 뚜렷한 주장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인지는 의문이다. ‘그동안 치열한 논쟁을 벌여왔던’이라고 할 만큼 두 사람 사이의 직접적인 의견 대립도 없었을뿐더러 그나마 공평하게 의견이 개진됐다는 느낌도 덜했다. 오히려 논쟁의 형식을 빌린 특정인의 세대교체론으로 읽혀질 위험이 없지 않아 보였다.

이에 반해 2월 12일자 A23면 심층리포트 ‘표류하는 영유아 교육 시리즈’의 6번째 글인 유아교육법에 관한 찬반 논쟁은 시의적절했던 것으로 보였다.

이 시리즈는 유아교육 개혁이라는 일관된 문제의식 아래 현안에 관한 조정자의 역할을 자임해 왔다. 유아학계와 보육학계 사이의 이견을 소개하고 있는 이 논쟁 역시 기획 의도에 부합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구체적인 세부 사항에 관한 이견을 조절할 가능성보다 다소 원칙적인 문제를 환기시키는 데 그친 감이 없지 않아 아쉽다.

때로 논쟁은 서로의 신상 모독이나 사회적 파문을 불러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도올 김용옥 교수의 TV 논어 강의를 둘러싼 공방이 그렇다. 다른 매체들도 마찬가지지만 동아일보 역시 도올이 TV 강의를 시작한 이래 사태 추이에 비상한 관심을 보여 왔다. 특히 2월 14일자 A14면에 고려대 서지문 교수의 비판이 실린 이후 하루 걸러 도올 관련 기사가 잇따라 보도되다시피 했다.

2월 22일자 A31면에 김용옥씨가 자신의 강의에 대한 비판에 대해 반박한 내용이 게재됐고 이어 24일자 B3면에는 가정주부 이경숙씨가 쓴 도올비판서 ‘노자를 웃긴 남자 2’에 대한 리뷰가 실렸다. 이어 26일자 A14면에 다시 건국대 성태용 교수의 도올 강의를 둘러싼 논란을 분석한 기사가 실렸고, 28일자 A14면에는 논란을 쟁점별로 되짚어보는 분석기사까지 나왔다. 그리고 드디어 2일자 A18면 인물포커스에는 서지문 교수가 ‘논어논쟁에 불지른’ 인물이라는 타이틀로 전면에 걸쳐 소개되기에 이르렀다.

분명히 도올의 논어 강의를 둘러싼 공방은 지식의 대중화와 매체적 권력의 문제를 비롯해 경전의 권위와 관련된 해석학적 난제들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언론의 과잉 관심이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얼마나 많은 도움을 주었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오히려 선정적이라는 느낌을 줄 정도인 흥미 본위의 보도 태도가 그것이 비판하고 있는 TV 매체의 현혹성을 연상시키는 측면은 없었는지 자문해 보아야 할 시점인 듯하다.

신수정(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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