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섀도우 워치

  • 입력 2001년 2월 28일 00시 08분


국내 게이머가 싫어하는 방식?

「섀도우 워치」는 「레인보우 식스」로 국내 팬 몰이에 성공한 레드스톰 엔터테인먼트의 최신 기대작이다. 개발사의 입장에서는 이미 성공한 작품과 비슷한 형태의 게임 개발에 적극 투자하여 인기몰이에 좀더 박차를 가하는 것이 당연한 순서일 것이다. 그러나 레드스톰 엔터테인먼트는 역시 세계적인 시장을 상대로 하는 거물급 개발사임을 보여주기라도 하려는 듯 국내 게이머들의 기대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턴 방식의, 그것도 오래 전 「X-COM」의 구닥다리 방식을 채택하여 개발 마지막 단계에 와 있다. 왜 이런 무모한(?) 짓을 하는 걸까?

하지만 이런 성급한 판단을 내리기 전에 국내 게이머의 심한 편식 성향부터 바꿔야 한다. 「X-COM」에서 처음 시도했던 스쿼드 레벨의 턴 방식 전술 전투 시스템은 아직까지도 그 방식이 고스란히 사용될 정도로 매우 잘 짜여진 시스템이다.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유독 국내 게이머들의 취향과는 거리가 먼 따분한 시스템으로 낙인찍혀 버리고 만 것은 아주 유감스런 일이다.

한 판 한 판이 너무 빠르게 진행되는 스피디한 게임에 익숙해진 국내 게이머들이기 때문에 이해할 수는 있겠지만, 이런 전통적이고 탄탄하게 설계된 시스템의 게임을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사장시킨다면, 게임을 사랑하는 게이머의 한 사람으로서 깊이 반성해야 할 일이다.

3D에서 2D로 퇴보? NO!

「섀도우 워치」는 국내 게이머가 인상을 구길만한 요소를 또 하나 가지고 있다. 바로 최근 한창 주가를 높이고 있는 3D 그래픽 기술을 완전히 무시한, 어떻게 보면 썰렁하기까지 한 2D 그래픽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도 볼륨감 넘치는 쭉쭉빵빵 미소녀가 마구 등장하는 일본 애니메이션 스타일의 그래픽도 아니고, 국내 게이머들의 정서와는 너무도 동떨어진 배트맨이나 슈퍼맨 같은 미국 애니메이션 스타일의 2D 그래픽을 사용하고 있다. 이것만으로도 국내에서의 성공은 잿빛이다.

하지만 성급한 판단은 늘 그렇듯이 180도로 반전되는 대역전극을 연출하곤 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섀도우 워치」의 2D 그래픽이 국내 게이머들의 눈높이와는 맞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그 세밀함과 부드러움은 한번쯤 흘끗 쳐다보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그들은 왜 싸우는 거지? 게임의 첫 부분으로 돌아와 보자. 「섀도우 워치」는 전술 전투가 가장 큰 골격을 이룬 게임이다. 그렇다면 게임 속 캐릭터들이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지켜내야 할만큼 절실한 것은 무엇일까?

쉽게 말하면 '정의구현'이고, 좀더 복잡하게 말하면 우주로 향한 인류의 진보를 가로막는 악의 세력에 대항하는 것이다. 「섀도우 워치」는 지금으로부터 5∼7년 후의 미래를 시간적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인류는 우주 정거장을 건설하여 미지의 우주를 향한 첫 걸음을 내디디려 하고 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나쁜 놈들은 남들이 잘 되는 것을 곱게 보아줄 위인들이 아니다. 또한 그들과 대적하는 것이 영웅의 숙명이다. 결국 악당들에 의해 희망에 부푼 인류의 첫 걸음은 처음부터 심각한 난관에 부딪치게 되고, 그들에게 대항할 6명의 스페셜리스트로 구성된 「섀도우 워치」가 구성되는 계기를 낳는다.

아주 간단하고 명쾌한, 하지만 조금은 고루한 스토리 라인을 가지고 있는 「섀도우 워치」는 빈약한 기본 스토리를 게임 진행 중에 충분히 보상받을 수 있도록 몇 가지 비밀 무기를 심어놓았다. 그 중 눈에 띄는 것이 전략 시뮬레이션에서는 보기 힘든 대화를 이용한 스토리 전개 방식이다.

보고 또 보고 싶은 게임?

「섀도우 워치」의 가장 큰 장점을 얘기할 때가 됐다. 「섀도우 워치」의 개발을 지휘하고 있는 케빈 페리는 기획 단계부터 'Easy of Use'와 'Replayability'를 크게 부각시킬 것을 목표로 작업을 진행해 왔다고 말한다. 이 얘기는 쉽고 간편한 인터페이스를 추구하고, 게임을 다시 플레이할 경우, 매번 같은 장소에서 같은 임무를 반복하는 지루함을 없애고 캠페인의 순서와 스토리의 흐름을 완전히 새로운 것으로 바꿔 새 게임을 즐기는 듯한 느낌을 주겠다는 얘기다. 이 얘기의 진위여부는 3월쯤이면 드러나겠지만 꽤 자신만만한 개발진들을 보면 왠지 구미가 강하게 당기는 부분이다.

「섀도우 워치」의 이야기는 홍콩, 리오 데 자네이루, 바이코니르의 3개 도시를 넘나들며 진행된다. 이 3개 도시는 각각 3개의 서브 플롯(3개로 구분된 스토리 흐름 정도?)으로 나뉘고, 각 서브 플롯은 25∼30개의 미션을 포함한다. 실제 게이머가 진행해야 할 캠페인은 최대 20여 개의 미션으로 구성되는데, 이 캠페인을 구성하는 미션은 게임 중간 중간에 이루어질 대화를 통해 무작위로 변경될 수 있다고 한다. 결국 내부에서 새롭게 구성할 수 있는 캠페인의 수는 무려 160여 개에 달한다고 하니, 똑같은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확률은 거의 없다고 보는 편이 나을 듯 싶다.

게다가 캠페인 내에 포함될 각 미션들은 독립된 형태가 아니라 전체적인 스토리의 흐름에 맞게 변화하기 때문에 전투와 스토리의 흐름이 따로 노는 어색함은 찾아볼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다양한 미션, 작은 작전 맵

캠페인을 구성하는 미션은 성격에 따라 8가지로 분류된다. 기본적인 공격(Assault) 미션, 공격 미션과는 정반대인 방어(Defend) 미션, 건물이나 목표물을 폭파해야 하는 파괴(Razing) 미션, 탐지 로봇이나 카메라를 설치해야 하는 탐색(Surveillance) 미션, 특정 목표물을 회수해야 하는 기습(Raids) 미션, 적에게 발각되지 않고 은밀하게 목표물을 회수해야 하는 절도(Theft) 미션, 그리고 특정 인물을 납치(Kidnap)하거나 인질을 구하는(Rescue) 미션으로 분류된다.

이 모든 미션은 단층으로 구성된 맵 위에서 펼쳐지는, 맵 크기는 「X-COM」과 비교해서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에 「X-COM」처럼 한 마리의 외계인을 잡기 위해 많은 시간을 허비해야 했던 문제를 없앨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템은 없구요, 대신 기술이…

「섀도우 워치」에는 아이템이란 것이 기본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섀도우 워치」 팀원들이 워낙 한 분야에 대해 외곬으로 몰두해 왔기 때문에 복잡한 사용법의 아이템을 줘봐야 그림의 떡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대신 「섀도우 워치」에는 각 대원들의 능력을 무궁무진하게 향상시킬 수 있는 70여 가지의 기술이 포함될 것이다. 게임 초반에 각 대원들은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 겨우 1개 밖에는 안되지만, 작전을 통해 경험치가 쌓이면 새로운 기술을 습득할 수 있다. 그리고 각 기술은 나무 뿌리처럼 복잡한 계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게이머의 취향에 따라 전혀 새로운 「섀도우 워치」 팀을 구성할 수도 있다.

「섀도우 워치」 팀을 구성하는 각 대원들은 각각 액션 포인트(AP)와 사기(Morale) 수치를 가지고 있다. 액션 포인트는 이동과 공격 등과 같은 일반 행동을 할 때 사용되고, 사기 수치는 말 그대로 대원의 정신 상태가 안정되어 있는가를 판가름하는 기준이 된다. 때때로 각 대원의 아드레날린 분비 수치가 증가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는 액션 포인트가 증가하여 좀더 많이 이동하거나 공격 횟수를 늘릴 수도 있다.

하지만 액션 포인트가 사기 수치를 넘어서면 대원은 곧 패닉 상태에 빠지고, 적에게 등을 보이는 전사로서의 수치스러운 일을 저지르게 된다.

<게임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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