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콜-3년국고채 금리 역전…IMF이후 두번째

  • 입력 2001년 2월 5일 18시 35분


초단기금리인 콜금리가 국고채 등 채권 금리 보다 낮은 것은 경제의 기본이다.

하지만 최근 국내 자금시장에서는 하루짜리 금리와 3년짜리 금리가 역전되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5일 자금시장에서 지표물인 3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4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며 전날보다 0.10%포인트 내린 연 5.38%에서 거래됐다. 이같은 금리수준은 투신 증권 등 제2금융권이 거래하는 하루짜리 콜금리인 5.30∼5.40%에 근접한 것으로 금리구조가 뒤집힌 셈이다.

장단기 금리구조가 깨진 것은 IMF사태직후 이후 이번이 두 번째. 지난 98년초 기업과 금융기관이 급전을 구하느라 수개월 동안 콜금리가 30%까지 치솟아 장단기금리가 역전되는 현상이 벌어진 적이 있다. 그만큼 최근 자금시장도 정상적이지 않음을 입증하고 있는 것.

한국은행 임경조사역은 “3년물 국고채금리가 떨어져 채권값이 비싸지자 먼저 사두려는 세력들이 몰리면서 금리 인하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특히 시장에서 다음달 콜금리가 내릴 것으로 관측, 국고채 3년물의 금리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즉 시중의 넘치는 유동성이 회사채쪽으로 흘러들지 못한 채 국고채와 통안채 등 물량이 한정된 안전한 자산에만 집중되면서 수익률이 급락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콜금리와 3년만기 국고채 금리의 일치로 인해 금리가 싼 콜 자금을 빌려서 국고채에 투자해 이익을 남기는 차익거래에 대한 유인은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같은 기형적인 금리구조가 지속된다면 시장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즉 투자가들이 같은 금리이면 언제든지 현금화 할 수 있는 단기물을 선호하면서 회사채 등 장기채권에 대한 수요가 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은 임조사역은 “이같은 기형적인 금리구조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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