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인터뷰]<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의 노장 음악가들

  • 입력 2001년 2월 5일 10시 38분


70-80대 노장 뮤지션들로 구성된 쿠바의 재즈밴드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이 한국에 왔다. 이들은 오는 5-6일 오후 8시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두 차례 공연한다.

'환영받는 사교 클럽'이라는 뜻을 지닌 이 밴드는 1930-40년대 쿠바의 수도 아바나에 있던 고급 사교장에서 이름을 따왔다. 기타리스트이자 제3세계 음악의 대부로 일컬어지는 라이 쿠더가 96년 쿠바를 방문, 아바나에 흩어져 있던 백전노장의 연주자들을 규합해 그 이름을 부활시켰다.

이들은 콩가와 봉고 등 아프리카 전통 타악기와 플루트, 바이올린, 트렘펫, 기타 등 서양 악기의 결합으로 탄생한 쿠바 특유의 아프로-쿠반(Afro-Cuban) 음악을 연주한다. 지난 97년 데뷔앨범을 발표해 300만장에 가까운 판매실적을 올리는 등 세계에 라틴음악 열풍을 몰고 왔다.

공연에 앞서 4일 오후 서울 장충동 소피텔 앰배서더 호텔에서 한국기자들과 만난 이들은 "특별한 음악교육을 받지 않았으며 타고난 재능과 열정만으로 평생동안 음악을 해 왔다"면서 "세계무대로 진출한 뒤 고향에서 활동할 시간이 적어졌지만 쿠바인이라는 사실을 잊어본 적이 없고 언제든 쿠바로 돌아갈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회견에는 18명의 연주단 가운데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의 얼굴격인 보컬리스트 이브라임 페레(74)와 오마라 포르투온도(71)가 참석했다.

다음은 기자회견의 일문일답.

--연로해서 세계순회공연을 하려면 힘들텐데 건강상의 문제는 없나.

▲감기나 약간의 피로감 외에 다른 문제는 없다.

--피아니스트 루벤 곤살레스가 솔로앨범을 발표하는 등 일부 멤버들의 개인활동 때문에 그룹활동에 지장은 없나.

▲멤버들의 솔로앨범 발표는 일시적인 것이다. 솔로앨범이라 할지라도 그룹이 연주에 함께 참여하기 때문에 그룹활동의 연장이라고 보면 된다.

--독일 빔 벤더스 감독이 만든 다큐멘터리 영화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을보고 느낀 점은.

▲영화제작을 음악활동의 일부분으로 생각했는데 영화 자체가 세계에 널리 알려지는 것을 보고 놀랐다.

--쿠바의 소규모 클럽에서 활동하다가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는 것은 어떤 차이가 있나.

▲관객수가 많고 적다는 것 외에는 노래에 대한 열정이나 공연의 내용면에서 차이가 없다.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의 성공으로 쿠바의 젊은이들이 밴드를 결성하려는 붐이 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젊은 음악인들이 밴드를 결성해 해외로 진출하는 사례가 많아진 것은 사실이다. 그들은 아프리카 음악과 쿠바음악을 결합한 새로운 장르로 외국에 진출하려고 한다. 그러나 쿠바 음악인들은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 이전에도 세계 도처에서 활동해 왔다.

--두 보컬리스트가 무대에서 듀엣송을 부르기도 하는데 음악적으로 견해차는 없나.

▲음악적으로 비슷한 감성을 가진데다가 오랫동안 함께 노래했기 때문에 눈빛만봐도 틀린 부분을 알아 차린다. 음악적 견해차이로 다툰 적은 이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데뷔앨범에 실린 '툴라의 방'을 들어보면 일상의 사소한 것을 소재로 삼았는데 이런 노래가 많나.

▲일상을 다룬 노래는 누구나 이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이런 노래외에 철학적이고 은유적인 가사로 지어진 노래도 많다.

--그동안 해외공연은 몇 회정도 했나.

▲아프리카를 제외하곤 거의 모든 나라에서 공연했다. 공연 횟수로는 270회 정도 된다.

--쿠바재즈의 특징은 무엇인가.

▲타악기를 많이 사용한다는 점이다. 쿠바재즈는 타악이 발달했지만 추초 발데스 같은 뛰어난 피아니스트들이 많은 것도 특징이다.

--좋아하는 재즈 보컬리스트는 누구인가.

▲사라 본, 엘라 피츠제럴드, 냇킹 콜 등을 좋아한다. 이들과 함께 쿠바의 클럽에서 함께 노래한 적이 있다. 쿠바에서는 2년마다 재즈 페스티벌이 열리기 때문에 미국의 재즈 보컬리스트들을 만날 기회가 많았다.

[연합뉴스=정천기 기자]ckch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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