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한국 네티즌 수 도대체 몇명이야"

  • 입력 2001년 2월 4일 18시 21분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는 사람은 대체 몇 명일까.

이 숫자는 인터넷 산업의 ‘기초지표’이지만 산출기관에 따라 들쭉날쭉이다.

이용인구 산정은 우선 연령별로 일정 수를 뽑아 비율로 파악한 뒤 전체 인구 수로 환산하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만약 1만명 중 4000명이 인터넷을 써 봤다고 답했다면 전체의 40%가 ‘인터넷 사용인구’가 되는 것. 대한민국 전체 인구를 4600만명이라고 보고 0.4를 곱하면 1840만명이 인터넷을 쓴다는 ‘추산’이 나온다.

통계학자들은 대표집단(샘플)만 잘 뽑으면 웬만한 해답은 정확히 얻어낼 수 있다고 말한다. 400명 정도만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해도 오차범위는 ±5% 안팎. 100번 조사를 하면 95번은 맞춘다는 얘기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결과를 액면 그대로 믿기 어렵다는 점이다. 현재 세계 각국의 인터넷 조사기관과 학자들이 나름대로 인터넷 인구 조사를 하고 있지만 그 결과는 천차만별이다. 심지어 한 나라에 대한 조사결과가 2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다.(표 참조)

한국인터넷정보센터(KRNIC)의 박태훈 연구원은 “이런 차이는 조사 방법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라며 “조사대상자의 나이와 질문의 내용과 방법, 조사빈도의 차이 등이 주 요인”이라고 말한다.

▽나이〓조사대상의 나이 기준은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다. 한국과 중국 등 국가기관 주도로 조사가 실시되는 곳은 컴퓨터 사용이 가능한 만7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다. 즉, 인터넷의 ‘문화적 측면’을 강조하는 것.

그러나 민간이 조사를 벌이는 대부분 국가에서는 ‘마케팅 조사’의 성격이 강조되면서 상품구매력이 있는 연령층을 대상으로 삼는다. 넷밸류의 경우 15세 이상, 얼마전 일본 인터넷 인구 통계를 발표한 액세스 미디어 인터내셔널(Access Media International)은 16세 이상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질문의 내용〓대부분의 조사기관은 ‘한달에 1회 이상’ 인터넷을 써본 사람을 인터넷 사용자로 집계한다.

그러나 기관에 따라 3개월 혹은 1년까지 기간이 늘어나기도 한다. 아일랜드의 조사기관 누아(Nua)는 “3개월을 기본단위로 하지만 정확한 수치를 얻기 힘든 지역의 경우 6개월 혹은 1년 동안 인터넷을 써본 것도 수치에 합산한다고 밝히고 있다.

넷밸류코리아의 이긴구 차장은 “지나치게 기억에 의존하는 것은 조사의 정확도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이용기간은 짧을수록 좋다”고 지적했다.

▽조사 빈도〓보통 분기별(1년에 4회) 조사가 대부분이지만 인터넷 보급속도가 빠른 국가의 경우는 한달만 지나도 수치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한국의 경우 지난해 월간 ASDL 가입자 월 증가율이 최고 25%에 달하는 등 인터넷 환경이 급변했다.

전문가들은 “세계 인터넷 사용자수에 대한 통계 조사의 경우 정도가 더 심해 단지 ‘추측’에만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조사별로 기준이 들쭉날쭉한데다 조사가 이뤄지는 나라가 30∼40개국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개략적으로라도 전세계의 인터넷 사용자 통계를 제시할 수 있는 곳도 드물다. 현재 국제적인 조사통계를 낼 수 있는 기관은 미디어매트릭스, 넷밸류, 이레이팅즈, 누아 등 몇몇 기관에 불과하다.

<문권모기자>afric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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