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틈새시장을 찾아서 금고로 투신으로…

  • 입력 2001년 1월 31일 18시 51분


최근 3년간 꼬박꼬박 부었던 적금으로 여유자금 2000만원을 마련한 직장인 이현우씨(31). 어렵사리 목돈을 장만해 투자하려 보니 시중은행 금리는 이미 6%대로 곤두박칠쳤다. 1998년 1월 이씨가 가입했던 ‘비과세가계우대정기적금’의 금리인 연 11.5%에 비하면 절반 수준인 셈이다.

이씨는 하는 수 없이 지난해까지만 해도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신용금고로 눈을 돌렸다. 우대금리를 받는다고 해도 국민은행의 빅맨정기예금(1년만기)에 2000만원을 넣으면 1년 뒤 세후 이자는 약 112만원. 그러나 연 9.5%를 제시하는 신용금고에선 세후 약 159만원을 받을 수 있다.

고금리에도 좀체 움직일 줄 몰랐던 ‘보수적’ 고객도 은행 금리가 급락하자 2금융권을 넘겨다보고 있다. 최근 들어 금리차가 50% 이상 벌어지는 데다 5000만원까지는 정부에서 확실히 보장하기 때문이다.

2000년1월 시중은행의 1년만기 정기예금의 평균금리는 8.36%로 신용금고의 연 9.69%보다 1%포인트 남짓 낮았지만 최근엔 3%포인트 이상 벌어지고 있다.

하나은행 재테크팀 김성엽팀장은 “금고 종금은 은행에 비해 여전히 안전성을 떨어진다”면서도 “금리차가 큰 만큼 여유자금이라면 예금보호한도내에서 투자할 만 하다”고 조언했다.

상호신용금고 연합회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위기를 겪었지만 올들어 자금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금고가 파산해 자금이 3∼6개월 묶이더라도 차라리 고금리를 선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최악의 경우에도 시중은행의 평균금리는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손해볼 게 없다는 설명이다.

파산하면 약정금리인 고금리를 받을 수 없다는 생각에 아예 예금보호 한도인 4000만∼5000만원을 예치한 뒤 매달 고이자를 받아쓰는 ‘단리식’ 가입자도 올들어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말까지 H은행에 1억원 가량의 정기예금을 넣어두었던 정모씨(45)는 최근 투자처를 금고로 옮겼다. 4000만원씩 분산 예치한 뒤 연 9.5%의 이자를 매월 받는다.복리식으로 1년 뒤에 받을 경우 세후 이자는 331만원, 매월 받으면 약 317만원이지만 은행 금리보다는 훨씬 높기 때문이다. 프라임금고의 관계자는 “올들어 정기예금 신규가입의 약 90%가 매월 이자를 받는 방식으로 가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분산예치하며 금고에서 주는 ‘우대금리’를 적극 활용하는 경우도 많다. 진흥금고는 자사에 4000만∼5000만원을 예치하고 계열사인 코미트(서울, 경기)금고에 분산예치하는 고객에 우대금리로 0.5%포인트를 더 주고 있다. 또 대부분 금고가 한 가족이 5000만원 이하씩 여러 계좌로 분산예치하면 우대금리를 주기 때문에 고액 예금주들은 이를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전통적’ 방법이지만 저금리시대인 만큼 인터넷가입을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금융기관별로 동일한 상품인 경우에도 인터넷상품은 0.2∼0.5%의 우대금리를 주므로 반드시 인터넷가입시 혜택이 있는 지 확인해본다. 1일부터 1년 만기 발행어음의 금리를 8.4%로 내리는 동양종금도 인터넷으로 가입하면 우대금리를 0.5%포인트 더 준다.

‘단기’ 자금인 경우엔 올들어 약 8조원이나 수신이 증가한 투신사의 머니마켓펀드(MMF)를 이용한다. 은행의 보통예금처럼 자유롭게 입출금이 가능하지만 1주일만 맡겨도 연 5.7%, 15일 이상은 6.15%, 한달 이상은 6.7%를 준다. 은행 보통예금의 금리는 연 1%다.

<김두영·이나연기자>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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