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고쳐보세요]지하실 개조 깔끔한 '원룸'으로

  • 입력 2001년 1월 31일 18시 33분


서울 종로구 명륜동에 사는 회사원 차인정씨(28)는 올 봄에 결혼하는 오빠 때문에 걱정이 태산이다. 분가하지 않고 부모님과 같이 살아야 할 오빠 부부에게 방을 내줘야 할 처지이기 때문이다.

“방 3개인 단층집(대지 40평, 건평 25평)에 부모님과 남동생, 오빠 등 5명의 식구가 살고 있습니다. 부모님이 오빠 부부를 분가시킬 생각을 했지만 전세금이 모자라 포기했죠. 새언니가 들어오면 방이 하나 부족한데….”

부모님과 함께 며칠을 고민한 차씨는 동아일보와 리노플러스닷컴이 함께 하는 ‘주제가 있는 리노베이션 무료컨설팅’의 문을 두드렸다.

▽리노베이션 포인트〓결혼식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건물을 새로 짓거나 증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리노플러스닷컴의 판단. 대신 집안의 버려진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방을 새로 만드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나 건평 25평에 방 3개인 집에 방을 하나 더 만들 공간을 찾기란 쉽지 않다. 리노플러스측은 몇 차례 방문 끝에 창고로 쓰고 있는 지하실로 눈을 돌렸다. 넓이가 17평이나 돼 보일러실 면적 3평을 빼더라도 잘만 꾸미면 신혼부부용 ‘원룸’으로 손색이 없을 것이란 판단이었다.

▽개조 방향〓지하층을 주거공간으로 꾸밀 때 가장 신경써야 하는 부분은 채광과 통풍. 이 집의 경우 지하실 높이의 80% 이상이 땅속에 있어 창문(60㎝×60㎝)이 두 군데 있지만 햇빛이 거의 들어오지 않는다. 바람이 통하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

그러나 해결책이 있다. 지하실에서 창문을 낼 방향 바깥쪽으로 폭 0.9m, 길이 3.8m, 높이 2.4m 규모로 흙을 파내 창문 전체로 햇빛과 바람이 들 수 있도록 한다.

흙이 무너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옹벽을 설치한다. 물론 옹벽이 창문을 가로막아 답답한 느낌을 줄 수 있다. 하지만 담쟁이넝쿨을 심거나 벽화 등을 그리면 어느 정도 삭막함을 해소할 수 있다.

창문도 가로로 넓은 것보다는 세로로 깊게 만들면 방 깊숙이 햇빛을 끌어들일 수 있다. 지하실 내부는 독립된 원룸구조가 되도록 화장실과 부엌을 새로 만든다.

▽비용 분석〓우선 지하실과 접해 있는 부분의 흙을 파내고 옹벽을 설치하는 비용으로 269만원이 들어간다. 파낸 흙의 부피 8.2㎥(0.9m×3.8m×2.4m)와 1㎥당 공사비 32만7000원을 감안한 금액.

여기에 지하실 바닥에 난방 파이프를 깔고 도배하는 비용으로 385만원, 화장실 설치비용 122만원, 천정과 간막이벽 등 목공사 비용 240만원, 붙박이장 및 싱크대 설치비용 215만원 등을 합산하면 총 공사비는 1862만원.

인근 지역에 있는 같은 규모의 원룸주택 전세금 시세가 3700만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절반 가격에 신혼 살림집을 마련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전문가 한마디>

지하실은 햇빛이 안들고 습기가 찬다는 이유로 외면받기 쉽다. 그러나 채광과 환기만 해결된다면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우선 외벽의 흙을 파내고 창문을 설치하면 햇빛과 바람이 잘 들어 1층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또 흙을 파낸 벽에 단열재를 대고 벽 안쪽으로 방수액을 칠하면 습기도 차단된다. 공사비도 얼마 들지 않아 지상에 건물을 증축하는 것보다 효율적이다.

많은 식구가 좁은 집에 사는 경우 지하실에 방을 만들면 되고, 조금 여유가 있다면 가족 들이 모여 영화나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이용하면 된다. 버려진 공간에 작은 아이디어만 가미하면 삶의 여유는 훨씬 가까이 다가온다.

<서용식·리노플러스닷컴 대표>

‘리노베이션 무료 컨설팅’의 다음주 주제는 ‘건물외관 리노베이션’입니다. 관심있는 독자들은 리노플러스닷컴(www.renoplus.com)으로 연락바랍니다.

<송진흡기자>jinhup@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