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엿보기]3루수 전성시대(2)

  • 입력 2001년 1월 29일 16시 32분


▼내셔널리그 ▼

1. 스캇 롤렌(필라델피아, 25세)

'제 2의 마이크 슈미트'

소속팀의 차세대 간판타자감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스캇 롤렌의 별명으로 필라델피아 팬들이 얼마나 롤렌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는지를 짐작하게 해 주는 대목이다.

1993년 드래프트에서 필라델피아에 의해 2순위로 지명된 롤렌은 1995년부터 97년까지 3년간 팀내 유망주 부분에서 1위를 독점하며 일찌기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1996년 빅리그에 데뷔한 롤렌은 1997년부터 팀의 주전 3루수이자 중심타자로 활약하기 시작해 그해 21홈런, 92타점을 기록하며 당당히 내셔널리그 신인왕에 선정된다.

1998시즌에는 31홈런, 110타점을 기록하며 한단계 더 성숙된 모습을 보였는데 당시 그의 나이는 23세에 불과했고 23세까지의 기록만 놓고 본다면 롤렌은 슈미트보다 훨씬 더 좋은 기록을 작성했다.

그러나 호사다마 였을까?

1999시즌 들어 롤렌은 부상에 시달리며 2달 가까이 결장하면서 자연히 성적도 하락했고 2000시즌에도 시즌초반부터 부상자 명단에 올라가면서 힘겨운 시즌을 보내야 했다.

롤렌의 강점은 큰 체격에서 나오는 뛰어난 장타력.

롤렌은 99시즌과 2000시즌 각각 26개씩의 홈런을 기록했는데 비정상적인 컨디션과 적은 타수(99시즌 421타수, 2000시즌 483타수)를 감안했을때 정상컨디션이라면 충분히 40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할 수 있을 정도의 파워를 지니고 있다.

롤렌은 공격에서 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뛰어난 능력을 자랑한다.

197cm의 큰 신장에도 불구하고 넓은 수비범위와 강한 어깨를 자랑하며 실제로 98시즌과 2000시즌에는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를 2번이나 수상할 정도이다.

롤렌은 현재 겨우 25살의 나이밖에 되지 않았지만 명실상부한 필라델피아 투타의 핵심이다.

롤렌이 정상적인 컨디션을 되찾는다면 2001시즌에는 현재 내셔널리그 최고 3루수 자리를 양분하고 있는 치퍼 존스, 로빈 벤추라와 함께 리그 최고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며 몇 년 후에는 공수를 모두 겸비한 보기드문 대형 3루수로의 성장이 예상된다.

2. 아드리안 벨트레(LA 다저스, 22세)

최근 몇년간 거의 초토화 되다시피한 다저스의 팜이 그나마 거둔 최고의 수확이라면 아드리안 벨트레를 팀의 주전 3루수로 키웠다는 사실일 것이다.

벨트레는 지난 1998년 최고의 화제를 모았던 마이크 피아자 트레이드때 피아자와 함께 플로리다로 트레이드 되어진 토드 질의 빈자리를 위해 메이저리그로 올라왔다.

당시 다저스는 플로리다에서 게리 세필드와 함께 트레이드 되어 온 바비 보니아에게 3루 자리를 맡겼지만 보니아의 하향세에 따른 백업 요원으로 20살밖에 되지 않는 벨트레를 급히 빅리그로 올린 것이다.

20살의 나이에 빅리거가 된다는 것은 벨트레에게 큰 행운이었다.

더구나 벨트레는 보니아의 백업이었지만 다저스의 '유망주 키워주기' 차원에서 77경기에 출장할 수 있었고 보니아가 트레이드 되어진 99시즌에는 일약 팀의 주전 3루수 자리까지 차지하게 되었다.

벨트레는 흔히 메이저리그에서 뛰어난 재능을 가진 선수들을 부르는 5 Tool 플레어이이다.

내야수로서 적당한 체격을 지녔고 타격에서는 정확함과 장타력을 겸비한데다가 빠른 발을 지녔고 수비에서도 폭넓은 수비범위와 강한 어깨를 지닌 올라운드 플레이어이다.

99시즌 처음으로 풀타임 메이저리그 생활을 시작한 벨트레는 타율 0.275, 15홈런, 67타점의 성적을 남겼다.

선구안에서는 아직 경험 부족을 드러내며 세 자리수의 삼진(105개)을 기록했고 수비에서도 에러를 무려 29개나 저지르며 수비불안을 지적받았지만 21살의 젊은 선수치고는 기대이상의 모습을 보이며 미래에 대한 큰 기대를 가지게 했다.

2000시즌 벨트레는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부정계약 사실이 알려지면서 자유계약 신분을 얻었지만 다저스에 잔류했고 전년도보다 훨씬 더 좋아진 기량을 선보이며 차세대 올스타감이라는 구단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타율도 3할대에 근접했고 파워도 부쩍 좋아지며 20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선구안에서도 한단계 발전을 보여 삼진수도 두 자리수로 줄어들었고 수비부분에서도 점점 안정감을 되찾아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벨트레는 다음시즌이 되면 더욱 더 완숙한 기량을 뽐낼 것으로 보인다.

매년 타율 3할과 30개 이상의 도루와 홈런 그리고 100타점 이상을 충분히 기록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벨트레기에 차세대 다저스의 중심타선과 메이저리그 올스타멤버에 그의 이름이 올려지는 것은 당연한 사실일 것이다.

3. 페르난도 타티스(몬트리올, 25세)

타티스는 1999년 4월 23일 코리아 특급 박찬호를 상대로 1이닝 2개의 만루홈런이라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의 기록을 작성하며 자신의 존재를 전미국에 알렸다.

도미니카 출신의 타티스가 메이저리그 생활을 시작한 팀은 텍사스.

팀내 유망주로 인정받으며 1997년 22살의 나이로 빅리그에 데뷔한 타티스는 다음 시즌에 팀의 주전 3루수로 도약할 기회를 잡았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남겼고 포스트시즌에서 활약할 베테랑 투수(토드 스톨트마이어)가 필요한 텍사스의 팀사정으로 대런 올리버와 함께 세인트루이스로 트레이드 되고 만다.

98시즌 실망스러운 성적을 남긴 타티스는 99시즌에 놀라운 기량을 선보여 일약 팀의 중심타자로까지 성장한다.

타율은 3할대에 근접한 0.298이였으며 98시즌 11개에 불과했던 홈런수는 34개로 3배 이상 늘어났고 타점 수도 58개에서 107개 늘어나며 빅리그 3년만에 30홈런과 100타점 이상을 기록하는 눈부신 발전을 보인다.

99시즌의 놀라운 활약으로 타티스는 유망주 딱지를 벗을 수 있었고 ststs에서 발행하는 스카우팅 노트북에서도 Future All-star로 분류되며 차세대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최고의 3루수로 인정받기 시작한다.

그러나 2000시즌 들어 타티스는 부상의 악몽에 시달리며 부진의 늪에 빠지고 만다.

출장 경기수도 고작 96경기에 불과했고 성적도 0.253, 18홈런, 64타점으로 급하락하며 급기야는 이적 2년만에 다시 몬트리올로 트레이드 되어지는 수모까지 당해야 했다.

타티스의 장점은 뛰어난 타격실력.

180cm의 단신이나 30개 이상의 홈런을 칠수 있는 장타력과 3할대를 유지할만한 정확성 그리고 세 자리수의 이상의 타점을 기록할 수 있을 정도의 타점 생산능력도 지니고 있다.

여기에 매년 20개 이상의 도루를 기록할만큼 수준급의 기동력도 갖췄고 수비에서도 해가 거듭될수록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001시즌 몬트리올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는 타티스는 불과 1년 사이에 많은 변화가 있었고 팀내에서도 입지가 좁아졌지만 여전히 차세대 내셔널리그를 대표할만한 3루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김용한/ 동아닷컴 객원기자 from007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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