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흐르는 한자] 生肖(생초)

  • 입력 2001년 1월 18일 18시 40분


지금은 많이 사라졌지만 나이 대신 ‘띠’를 묻는 수가 많았다. 자연히 같은 띠면 친밀감을 느끼게 된다. 또 占을 치는 경우에도 종종 띠가 사용되곤 하였다. 열두 가지의 動物을 設定하여 매년 하나씩 配合시킴으로써 그 해를 象徵하는 동물로 삼고 나아가 자신이 태어난 해를 形容하였다.

이 특이한 文化習慣은 中國에서 由來하였다. 한자말로 ‘生肖’라고 하며 또 屬相(속상), 相屬, 그냥 간단히 屬이라고도 부른다. 언제 어디서 비롯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중국사람들도 확실하게 단정하지 못하는데 대체로 태고적 씨족사회의 토템信仰에서 由來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금은 그리 祥瑞(상서)롭지 못한 동물이라고 여기고 있는 쥐나 뱀도 당당히 한 자리를 꿰차게 되었다.

현대적인 의미의 生肖는 東漢시대(25∼220)에 와서 확정되었는데 南北朝시대(420∼588)에 오면 크게 성행하였으며 여기에다 吉凶(길흉)觀念까지 덧붙여지게 된 것은 唐나라(618∼907) 때부터다.

그 뒤 띠는 우리나라에도 전해져 독특한 文化現象으로 자리잡기도 하였는데 이 때 吉凶觀念까지 함께 傳來되어 ‘말띠 해의 여자는 八字가 드세다’거나, ‘쥐띠는 부지런하다’는 따위의 民間觀念까지 있게 되었다. 이 때문에 말띠 해가 오기 전에 서둘러 딸을 分娩(분만)시키는 웃지 못할 현상까지 종종 있었다.

12띠는 干支 중 12地支에 각기 하나씩 배합시켰다. 그래서 특정한 地支에 특정한 띠를 두었는데 이를테면 子(자·쥐) 丑(축·소) 寅(인·범) 卯(묘·토끼) 辰(진·용) 蛇(사·뱀) 午(오·말) 未(미·양) 申(신·원숭이) 酉(유·닭) 戌(술·개) 亥(해·돼지)가 그것이다.

그럼 왜 하필이면 쥐라는 놈이 맨 첫 자리를 차지했을까? 배열의 순서에 대해서도 異說이 많은데 각 동물이 出沒(출몰)하여 활동하는 시기에 따랐다는 설이 어느 정도 설득력을 지닌다. 즉 子時(밤 11시∼오전 1시)에는 쥐라는 놈이 제일 많이 활동하며 축시(오전 1시∼오전 3시)에는 소가 되새김을 활발하게 하는 때며 寅時에는 호랑이가 가장 猛威(맹위)를 떨치는 때라는 것이다. 일견 재미있는 관찰인 것 같다.

이제 곧 음력으로 辛巳年이 된다. ‘뱀띠’의 해다. 특히 辛巳年은 五行에서 金에 해당되며 그것은 또한 義를 상징하기도 한다. 正義가 흐르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鄭錫元(한양대 안산캠퍼스 교수·중국문화)

sw478@email.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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