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추적]"교사들 연구않고 안일" 李교육 비판발언 파문

  • 입력 2001년 1월 11일 18시 40분


이돈희(李敦熙)교육부장관이 최근 교육정책 워크숍에서 교사들의 안일한 태도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이장관은 4일 교육인적자원정책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교직의 개방성 탄력성 제고방안’워크숍에서 “학교가 학원과 경쟁에서 이길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학원 강사들은 연구활동에 엄청난 시간을 할애하는 데 비해 교사들은 도무지 연구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교사들의 안일한 태도를 지적했다.

이장관은 또 “교사는 정년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열심히 (연구)하지 않는다”면서 “교사가 열심히 한다고 해서 돌아가는 이득이 별로 없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장관은 이어 “사범대나 교육대에서 훌륭한 교사를 길러도 정작 학교에서는 좋은 교사로 활동하지 못하며 형편없는 교사를 길러내도 학교에서 별 문제 없는 교사로 인정받는 것은 문제”라며 “교사의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능력 없는 교사는 자리를 떠나게 하는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장관은 “개별 학교가 적합한 교사를 자율적으로 선발할 수 있는 주문식 교원양성제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면서 “단지 사범대나 교육대를 졸업했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교원자격증을 부여하는 현재의 교원양성 시스템은 공급자의 횡포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장관은 “현행 임용고시는 ‘교사 마크’를 찍어 보내 졸업생을 겉보기식 품질검사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이장관이 교사의 문제를 정확히 지적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전교조는 “교원을 개혁 대상으로만 보고 학교 현장의 현실 등 구조적 문제를 교사의 책임으로만 매도하는 것은 교사의 지위와 역할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도 “학교교육의 문제를 교사의 무능이나 무사안일에서 비롯됐다고 보는 시각은 본질을 잘못 파악한 것”이라며 “정부의 정책실패로 인해 교원들의 사명감과 사기가 저해됐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이장관측은 “학부모 등 일반 국민이 교육계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전달하고 이런 불신을 없애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한 발언”이라고 말했다.

<이인철기자>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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