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AA 등급 회사채로 2차 Flight to Quality 조짐

  • 입력 2001년 1월 11일 14시 33분


AA등급 회사채로 시중자금이 몰리는 제2차 '우량자산선호(Flight to Quality)' 조짐이 일고 있다.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국고채로 시중자금이 몰렸던 자금들이 국고채 수익률의 추가 하락폭이 적다는 공감대가 확산되면서 AA등급 회사채에 대한 수요를 늘리고 있다.

먼저 AAA등급 회사채로 자금이 몰리지 않는 것은 물량이 거의 없기 때문. 국내 3개 신용평가기관에서 AAA등급을 받는 기업은 포항제철이 유일하다. 경과물 조차 구하기 어려워 매수를 포기한 것이다.

대신 신용등급은 한단계 낮지만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풍부한 AA등급으로 매수가 몰리고 있다는게 채권매니저들의 설명이다.

현재 AA등급을 받는 기업들은 SK텔레콤 SK 롯데쇼핑 롯데제과 쌍용정유 삼성전자 등이다.

삼성전자와 쌍용정유 등도 회사채를 신규 발행하기 보다는 순상환에 나서고 있어 매매가 거의 없는 편이다. 기껏해야 SK 롯데쇼핑 롯데제과 등의 매매가 있을 뿐이다. 그런만큼 AA등급 기업은 시가평가 기준금리보다 낮은 수준에서 발행할 수 있다.

지난 3일 SK는 기준금리보다 17bp 낮은 7.95%에 1500억원을 발행했다. 불과 1주일만에 SK 회사채는 수요급증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11일 장중 매수금리가 전일 기준금리보다 43bp낮은 7.45%에 나왔다.

11일 롯데쇼핑의 경과물도 기준금리보다 40bp낮게 매수주문이 나왔지만 매도물량이 없었다.

투신권에서는 국고채와 AA등급 회사채의 금리차이(스프레드)가 100bp로 좁혀져야 경과물이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0일기준으로 국고채(6.08포인트)와 AA등급 회사채(7.88%)의 스프레드는 180bp.

최교전 미래에셋투신운용 채권운용팀장은 "국고채에서 적정 이윤을 확보하기 어려워 시중 자금이 AA등급 회사채로 몰릴 조짐을 보인다"며 "이들 등급의 회사채 거래가 활발해지면 채권시장 정상화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즉 AA등급 회사채에 매수가 몰려 적정가치 이하로 금리가 떨어지면(고평가되면) 투자자들이 다시 일정수준 위험을 부담하고 가격이 싼(금리가 높은) A등급이나 BBB등급 회사채를 매수할 것이란 얘기다. 시장힘에 의해 자연스럽게 회사채 시장이 정상화될 것이란 의미다.

최 팀장은 빠르면 6월말쯤 이같은 현상을 기대해 볼 만다고 전망한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 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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