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구조조정회사(CRV) 이르면 내달 설립

  • 입력 2001년 1월 10일 19시 01분


워크아웃 기업의 부실채권을 전문적으로 매각하는 구조조정회사(CRV)가 이르면 내달 설립돼 기업구조조정에 가속도가 붙게 됐다.

산업 서울 외환 조흥 한빛은행 및 자산관리공사 등 주요 채권기관은 10일 한빛은행 본점에서 CRV 설립을 위한 설명회를 열었다.

금융감독원 이성로(李成魯)국장은 설명회에서 “지금까지 정부와 채권은행이 중심이 된 구조조정 대신 민간인 전문가가 시장원리에 따라 참여하게 됐다”며 “정부도 자산매각, 지주회사 설립 등에서 혜택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구조조정 빨라지고 은행수지는 개선된다〓CRV의 주 타깃은 워크아웃 기업이다. 특히 지난해 11·3 부실기업 판정때 회생 불가능 판정을 받은 고합 갑을 등 50개 기업이 우선적으로 처리될 전망이다. 워크아웃 기업은 자산분류상 ‘고정 이하(3개월이상 이자미지급)’ 여신으로 분류돼 50%의 충당금을 쌓아 은행 경영실적을 크게 떨어뜨렸다.

은행들도 CRV의 출범으로 재무구조를 빠르게 개선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령 은행이 기업에 100원 빌려준 뒤 원리금을 못받는 경우 워크아웃 기업이라면 영업이익에서 50원을 떼어내 충당금을 쌓도록 돼 있다. 그만큼 당기 순이익이 줄어 들게된다.

CRV가 현물출자받은 부실채권을 매각한다는 것은 100원짜리 대출을 팔아 담보가 있으면 50∼70원에, 없으면 3∼8원을 되찾는다는 뜻이다. 따라서 채권은행은 50% 충당금을 쌓은 워크아웃 기업의 부실채권을 50원 이상으로 매각하면 매각대금에 이미 쌓아두었던 충당금을 합해 원금을 되찾는 효과를 낼 수도 있다.

지난해 이후 자산관리공사는 부동산가격이 다소 오르고 외국계 투자은행간의 경쟁으로 담보채권의 경우 70원까지 받았었다.

<김승련기자>srkim@donga.com

▼CRV, 출자전환 주식 위탁 운용▼

CRV는 채권은행이나 법인 투자자가 지분을 사들여 참여하는 형태로 뮤추얼펀드와 유사한 측면이 있다. 지난해 10월 통과된 관련법에 따라 5년 이내로만 존속된다. 채권은행은 부실채권을 현물출자하고 일반 투자자가 현금출자해 지분을 갖게 된다. CRV가 직원 몇 명만 유지하는 페이퍼컴퍼니인 만큼 실제 핵심 업무는 자산관리회사(AMC)가 처리한다. 과거 자산관리공사의 경우처럼 미국계 론스타, 서버러스나 호주계 렌드리스 등 구조조정 전문회사나 골드만 삭스, 모건스탠리 등 투자은행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전망이다. 또 삼성생명, 동양종금이나 외환위기 이후 부실채권 매각경험을 쌓은 국내 채권금융기관도 회사를 세울 것으로 보인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