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배동만/경제 재도약,열망하면 이뤄진다

  • 입력 2001년 1월 5일 18시 22분


70년대에 '실버마인드 컨트롤' 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졌던 기억이 난다. 정신을 알파상태에 놓고 마음 속으로 소원을 열망하면 원하면 것이 이루어진다는 내용으로 많은 사람이 그 효과를 체험하면서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다. 그 후로도 인간 정신력의 무한한 힘에 대해서는 과학적으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심리학 용어 중에 ‘피그말리온 효과’라는 것이 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피그말리온 왕의 일화에서 따온 것이다. 피그말리온이 자신이 만든 조각상을 열렬히 사랑하자 그 열망에 감복한 아프로디테 여신이 조각상에 생명을 불어 넣어 사랑의 결실을 맺게 해주었다는 내용이다. 좀 과장된 것이기는 하지만 인간이 정신을 집중해 무엇인가를 간절히 소망하면 실현된다는 것을 우화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21세기의 첫해가 밝았다. 모두가 희망을 안고 새해를 맞았을 것이다. 물론 우리를 우울하게 하는 많은 얘기들이 나오고 있지만 그런 중에서도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면서 간절한 소망을 빌었을 것이다.

97년 말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게 됐을 때 우리가 맛보았던 좌절의 기억이 새롭다. 하지만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국민적 열망은 같은 처지의 다른 나라들보다 훨씬 빠른 시간 안에 경제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원동력이 되었다.

금 모으기, 외화 모으기 등 다른 나라에 유례가 드문 경제살리기 운동이 성공적으로 전개될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위기를 기회로 바꿔보자는 우리 국민의 열망이 뜨거웠기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일련의 노력이 결실을 보기 전에 우리는 너무 빨리 달리기를 중단했다. 고통을 비켜가기 위해 의식적으로 간과한 부분들 때문에 졸업학점을 이수하지 못하고 다시 겨울학기를 들어야 하는 지경에 놓이게 된 것이 못내 아쉽다.

올해 상반기 중에 우리 경제는 경기 저점을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이 나왔다. 남는 자와 떠나는 자 모두에게 고통을 줄 구조조정이 본격화할 것이다. 있는 자와 없는 자의 갈등이 증폭되고 이에 따라 범죄의 증가와 사회불안이 이어지지나 않을까 걱정스럽다.

그러나 해는 다시 뜨고 계절은 다시 온다. 어려움을 견뎌내면 그만큼 강해지기 마련이다.나이테가 숱한 계절을 견뎌온 나무의 이력이듯이 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나면 우리에게도 시간의 기념품인 연륜이 쌓일 것이라고 믿는다.

유럽여행을 하다 보면 그들은 선조가 물려준 문화유산으로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는 인상을 받고는 한다. 우리도 후손에게 물려줄 유산을 당대에서 만들었으면 한다. 어려움을 이겨내는 정신력과 함께 인류문명을 이끌어갈 신기술 분야에서 선진국을 추월할 수 있도록 우리 세대에서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보자. 할 수 있다는 의욕과 해내겠다는 열망이 있다면 분명히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어느 때보다도 한 방향, 한 뜻이 중요한 시기이다. 무엇보다 희생과 모범이 필요하다. '좌절과 나락이냐', 아니면 '회생과 영광이냐' 를 결정하는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보고 싶은 현실만 보려는 안일함을 벗고 맞서기 싫은 현실에도 과감히 몸을 던진다면 분명 희망의 미래가 우리 앞에 다가올 것이다. 2001년, 그 시작은 불투명했지만 그 끝은 광명장대하기를 열망한다. 이제 희망을 이야기하자.

배동만(에스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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