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채권상품' 재테크 왕좌 되찾았다

  • 입력 2000년 12월 25일 18시 18분


채권 상품이 올해 재테크 시장에서 지난해 주식시장에 넘겨줬던 ‘수익률 1위’ 왕관을 2년만에 되찾았다. 대신증권과 부동산뱅크는 25일 2000년 주식 채권 예금 금 부동산 등 재테크 상품의 수익률을 비교해 채권이 떠오르고 주식이 주저앉은 ‘채고주저(債高株低)’ 현상이 두드러졌다고 밝혔다.

▽20%대 수익률〓올해 채권상품 수익률은 98년 외환위기 직후 70%대를 오르내리던 초고수익은 없었지만 7∼20%대의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록했다. 실제로 5년 만기 국민주택1종 채권은 연초에 매입해 이달 22일 판 것을 기준으로 할 때 세후 수익률이 20.62%나 됐다. 대신증권은 또 “지역개발채권도 20.97%의 수익이 전망되는 등 올 한해는 국공채 전성시대를 방불케 했다”고 말했다.

반면 회사채는 연간 수익률이 수치상 10.7%이지만 지난해 터진 대우사태에 이어 현대건설 위기가 부른 자금경색으로 사실상 거래가 이뤄지지 않아 재테크상품으로선 빵점짜리였다. 올 7월에 처음 시판된 비과세 국공채상품은 대신불(Bull) 비과세 국공채가 세후 수익률 9.72%를 기록했다.

대신증권 조경순(趙炅淳)홍보실장은 “지난해에는 주식시장이 활황세를 보이면서 투자자가 증권시장으로 몰렸지만 올 들어 ‘반토막’ 이하로 떨어지는 주식이 늘어나면서 채권시장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전강후약 부동산〓부동산 시장은 철저하게 경기변동에 따라 움직였다. 연초에는 다소 활발히 거래되면서 다소 오르는 듯 했지만 경기가 침체된 하반기부터 하향곡선을 그었다. 부동산 뱅크에 따르면 서울지역 아파트시장은 연초 평당 평균 603만8300원이었지만 이달 15일 현재 615만7600원으로 1.98% 상승하는데 그쳤다. 10월말에는 619만원까지 상승해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11월부터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경기 일산과 분당 등 5대 신도시는 연초 평당 557만원으로 출발해 3월말 564만원까지 올랐다가 이달 들어 543만원까지 빠졌다. 총 2.5% 하락. 서울지역 아파트 가운데 연초대비 매매가 상승률이 가장 큰 곳은 강남구 대치동 주공 고층아파트 23형. 1월 2억6000만∼2억7000만원에서 이달 15일 현재 3억7000만∼3억8000만원으로 41.5%나 올랐다. 중랑구 목동 신안1차아파트 42평형은 34.9% 상승.

가격 총액이 가장 많이 오른 서울지역 아파트는 서울 용산구 서빙고동 신동아아파트 69평형으로 연초 7억5000만∼8억원에서 9억∼10억원에 거래됐다.

▽맥못춘 주식시장〓올해 최악의 재테크 상품은 단연 주식이다. 종합주가지수는 연초 1,059.04에서 22일 500.60으로 52.73%나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한술 더 떠 266.00에서 52.67로 80%이상 폭락했다.

전문가가 운용한다는 간접투자상품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한국펀드평가가 21일 현재 주식편입비율이 70%이상인 683개 펀드의 연초대비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평균 37.81%가 떨어졌다. 수익률이 마이너스 50%에 못미치는 상품도 상당수였다.

▽예금 그리고 금(金)〓주식시장이 최악의 침체를 겪으면서 시중의 부동자금 대부분이 안정적인 은행으로 몰렸다. 투신권을 떠난 100조원대 자금이 몰려들자 은행들은 잇따라 수신금리를 낮췄다. 수익률은 저하됐지만 여전히 돈은 은행으로 향했다. 신한은행의 실속정기예금에 연초에 가입했을 경우 22일 현재 세후 수익률(추정치)은 6.08%.

한편 금값은 소폭 상승했다. 소매 금은 연초 금 1돈쭝에 5만원이었지만 22일 5만2000원으로 올라 연 4%의 수익을 냈으며 도매거래 금도 4만2000원에서 4만5000원으로 7.1% 올랐다.

<김승련기자>sr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