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증시]나스닥 '잠수'끝내고 떠오르나

  • 입력 2000년 11월 26일 18시 23분


3,000에 이어 2,800까지 뚫렸던 나스닥지수가 지난 주말 2,900을 회복했다.

주말 반등은 정말 눈부셨다. 24일(미국 시간) 3시간반만에 149포인트(5.41%)가 올랐다.

나스닥지수 2,800의 각별한 의미를 감안할 때 어느정도 예상된 반등이기도 하다.

미국 첨단기술주들의 주가가 급등하기 직전인 작년중순의 지수대가 바로 2,800이다.

그림을 보면 이해가 쉽다. 나스닥지수가 96년 이후 30도의 장기추세선에서 벗어나 45도의 새로운 중기추세선을 그리기 시작한 것이 바로 작년 10월 중순의 2,800선. 이른바 ‘기술주 거품’이 생기기 시작한 지점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굿모닝증권 홍춘욱 과장은 “2,800선이 뚫린 것은 ‘이제 기술주 거품이 다 꺼졌다’는 것을 상징한다”고 평한다. 이제부턴 미국증시의 두가지 중장기변수중 ‘기술주 과대평가’보다는 ‘경기둔화’ 변수가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얘기.

월가의 분위기도 밝은 편이다. “정말이지 이젠 진짜 빠질 만큼은 빠졌다”면서 기술적 반등이든 재료에 의한 반등이든 간에 반등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모건스탠리딘위터의 애널리스트인 피터 카넬로는 “최근 통신장비 등 지금까지 조정을 피해온 기술주업종까지 조정을 받은 것은 기나긴 나스닥 조정의 마지막 단계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올들어 월가의 낙관론을 대변해온 메릴린치는 지지난주에 ‘현금 비중을 15%에서 10%로 줄이는 대신 주식의 비중을 55%에서 60%로 늘리라’고 고객들에게 권고한 바 있다.

그러나 모건스탠리딘위터의 수석이코노미스트인 스티븐 로치처럼 “미국 경제가 경착륙할 확률이 40%나 된다”고 주장하는 신중론자들도 있다. 주가수익배율(PER) 등 주가적정성 지표로 볼 때 나스닥지수 구성종목이 다우지수나 S&P500지수 종목보다 여전히 고평가돼있다는 주장도 끊이질 않는다.

중기적인 반등에 대한 월가의 합의가 형성되려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통화정책 기조 변경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투자자들은 11월의 FRB회의 이후 경기경착륙 조짐을 보여주는 경기지표들이 잇달아 발표된 만큼 FRB가 올 12월 또는 내년 2월중 금리를 인하하거나 최소한 정책기조를 현재의 ‘인플레이션 우려’에서 ‘중립’으로 바꾸기를 고대하고 있다. FRB는 아직은 ‘노동시장에서 비용상승 인플레이션 소지가 있다’는 종전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번 주엔 반등이 기대된다. 미 대통령선거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기술주 주가의 전령중 하나인 D램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반등폭은 얼마나 될까. 교보증권 임송학 투자전략팀장은 오랫동안 지지선으로 작용한 3,000을 상승 한도로 제시했다. 대우증권 김영호 연구위원은 “최근 장중변동률이 3∼4%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3,000은 쉽게 뚫고 잘하면 3,500선까지 육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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