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코리아로 가는길]e비즈 여성역할 '왕따'에서 '핵심'으로

  • 입력 2000년 11월 21일 18시 34분


지난 1년간 미국과 한국에서 동시에 관찰된 인터넷 사용자 패턴에서의 가장 큰 변화는 인터넷 쇼핑몰 고객의 남녀 성비 역전현상이었다. 대부분 대형 인터넷 유통업체에서 여성고객의 비율이 60%선을 넘어섰다. 가계 지출의 80% 이상을 결정하는 여성들 특히 주부들이 본격적으로 인터넷 쇼핑몰을 이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같은 상황변화로 그 동안 고전을 면치 못했던 전자상거래 분야가 획기적인 전환점을 맞으리라 예상된다.인터넷 쇼핑몰들은 남성고객에 비해 구매과정이 훨씬 더 꼼꼼하고 합리적인 여성고객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보다 다양한 상품 구색과 동영상을 이용한 상품소개, 화상채팅을 통한 실시간 고객응답서비스 등의 도입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e비즈니스 기업에서 여성의 역할이 초기에는 거의 미미했다. 미국 시스코사의 공동창업자였던 샌디 러너가 회사에서 남편과 함께 축출된 이후 실리콘밸리에서는 한 때 ‘여성은 왕따’라는 편견이 팽배하기도 했다. 하지만 휴렛 패커드(HP)의 칼리 피오리나, 루슨트 테크놀로지의 데비 홉킨스, e베이의 메그 위트만 등 미 시사 경제 격주간 포천지 최근호가 선정한 ‘미국내 50대 파워 여성기업인 리스트’에서 1위부터 5위까지가 모두 e비즈 기업 최고경영진이었다.

국내 또한 버추얼텍의 서지현, 마리텔레콤의 장인경, 베베타운의 박신영사장 등 기업소프트웨어, 인터넷게임, 육아사이트 분야에서 각각 정상을 달리고 있는 e비즈 기업들의 최고경영자가 여성이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의 ‘e 비즈니스 MBA프로그램’ 지원자 중 30∼40%가 여성이다. 올림픽 양궁이나 프로골프에서 보여준 한국 여성들의 저력이 21세기 e비즈니스 국제 경쟁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리라는 강한 믿음을 불러 일으킨다.

김영걸(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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