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시중자금 투신서 빠져 은행으로 몰린다

  • 입력 2000년 11월 14일 12시 07분


시중자금이 투신사에서 빠져나가 은행 저축성예금으로 몰리고 있다.

동아건설 대우차 대한통운 등 기업퇴출과 현대건설 유동성위기 여파로 기업발행 회사채를 많이 편입한 투신사 상품이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 고객들이 자금을 빼내가고 있다.

투신사에서 빠진 자금은 예금보장한도가 5000만원으로 늘어나고 공적자금 추가투입 방침으로 퇴출 가능성이 적은 은행의 저축성예금으로 몰려드는 양상이 지난달 하순이후 뚜렷해지고 있다.

14일 한국은행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의 저축성예금은 지난달 2조5244억원이 늘어난데 이어 이달 1-9일중에는 4조2260억원이 늘어났다

반면 투신사의 수신은 지난달 2조4천억원이 줄어든데 이어 이달에도 같은 기간중 1조2천억원이 줄었다.

MMF(머니마켓펀드)의 수신이 빠져나가는 추세고 주식형은 물론 채권형수익증권의 수신도 감소하고 있다.

투신사에서 자금이 빠지는 이유는 11.3 기업퇴출발표와 현대건설문제로 회사채 편입비중이 은행권에 비해 높은 투신사 상품의 손실을 예상, 고객들이 환매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면 은행권의 경우 내년부터 실시예정인 예금부분보장한도가 2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확대한데다 비우량은행도 공적자금투입을 통해 살리는 쪽으로 결정됨에 따라 우량은행이든 비우량은행이든 자금이 몰리는 양상을 띠고 있다고 금융계관계자들이 전했다.

우량은행의 수신담당 부장은 "예금부분보장한도 확대발표 전에는 우량은행으로 자금이 몰렸으나 한도확대 발표후에는 우량은행으로의 자금유입속도가 현저히 둔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별 보장한도가 5000만원으로 확대됐기 때문에 예금금리가 우량은행에 비해 높은 비우량은행을 찾아가는 자금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보장한도 범위내에서는 금리를 더 얹어주는 은행을 찾는게 당연하다는 것.

이에따라 국민 주택은행 은행등 이른바 우량은행들은 국고채 등 시장실세금리가 급락해도 수신금리 인하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과거에는 비우량은행에 비해 예금금리가 낮아도 안정성을 우선 순위에 둔 우량은행으로 자금이 몰렸지만 지금은 우량은행들이 예금금리를 더 낮추면 우량은행에서 비우량은행으로 자금이 역유출될 것을 걱정하지 않을 없다는 것이다.

지난주 전철환 한국은행 총재가 은행장 오찬간담회에서 은행장들에게 수신과당경쟁을 자제를 요청한 것도 이런 상황을 감안해 모든 은행들이 시장금리 하락추세에 맞춰 예금금리를 전반적으로 낮춰야 한다고 주문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민병복 <동아닷컴 기자> bb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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