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CEO가 투자자에게]유석렬 삼성증권대표

  • 입력 2000년 11월 12일 19시 20분


삼성증권이 12월 1일자로 삼성투자신탁증권을 흡수 합병한다.

이번 합병으로 삼성증권은 주식위탁 부문에서 시장점유율 11%로 선두 자리를 굳히고 투신 수탁고도 21조원으로 대한투신이나 한국투신과 같은 수준으로 올라간다.

국내 최대 규모의 초대형 증권사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삼성증권 유석렬(柳錫烈)대표는 “시너지 효과가 있는 합병”이라고 강조했다.

증권 입장에서 수익증권 판매에서 경쟁력을 갖게 되고 투신 입장에선 지점 채널을 확보해 투자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주장.

일부에선 삼성증권의 재무구조가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합병후 부채는 3조2567억원에서 4조8073억원으로 늘어난다. 유대표는 “잠재 부실 규모는 3000억원 가량 증가하지만 연간 1000억원 이상 수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경영상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3000억원을 투자해 3년간 매년 1000억원씩 회수하는 수익모델이라고 보면 된다는 것이다.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가 많을 경우 자금 부담도 만만치않을 전망이다.

일단 합병에 반대 의사를 표시한 주식은 삼성증권 54%, 삼성투신 22% 정도. 이를 전부 매수한다고 가정하면 총 9587억원의 자금이 들게된다.

유대표는 “매수청구 가격이 2만2130원인데 현재 주가가 2만2000원 가까이 갔기 때문에 실제 매수청구를 하는 주식은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본다”면서 “이번에 매입하는 주식은 해외에 매각하거나 소각해 시장 부담을 최소화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그만큼 물량이 줄어 오히려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는 이야기다.

유대표는 74년 제일모직에 입사한 후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삼성캐피탈 등을 거쳐 올해 2월 삼성증권으로 옮아왔다.

일부에선 금융업에 대한 마인드가 다소 부족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유대표는 “삼성전자와 그룹 비서실에서 재무팀장으로 근무했기 때문에 경력이 금융과 무관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대우증권 리서치팀 이승주 연구위원은 “합병으로 외형적으로는 커졌지만 다음 청사진이 분명해 보이지 않는다”면서 “합병으로 인한 장기적인 시너지 효과는 분명히 있지만 자본이 늘어난 만큼 같은 비율로 수익이 증가한다는 보장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연구위원은 “현재 주가가 저평가된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보수적으로 잡아도 2만5000∼2만6000원까지는 무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업종의 특성상 증시가 예상외로 활황을 보일 경우 영업 실적과 함께 주가도 더욱 올라갈 전망.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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