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금감원, 리타워텍 주가조작 혐의 조사

  • 입력 2000년 10월 30일 18시 50분


코스닥시장의 인수개발(A&D) 테마를 주도하며 주가가 급등했던 리타워텍 주식에 대한 시세조종 혐의가 적발돼 금융감독원이 집중조사에 나섰다.

30일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리타워텍 주가가 4월 하순부터 5월 중순까지 1개월간 4배 가까이 폭등하는 등 이상 흐름을 보였다는 증권업협회의 통보에 따라 시세조종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리타워텍은 이에 대해 “주가조작을 한 사실이 절대로 없으며 아시아넷 인수도 재정경제부와 사전협의를 거쳐 적법하게 이뤄진 것”이라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주가조작 조사 어디까지〓증권업협회는 5월 리타워텍의 시세조종 혐의를 포착하고 매매심리 자료를 금감원에 넘겼다. 쟁점은 리타워텍 내부자가 관련돼 있는지 여부. 그러나 증권업협회 자료에는 리타워텍 내부인이 빠져 있다.

정부 관계자는 “리타워텍이 아시아넷을 인수할 것이라는 사실을 미리 안 과거 파워텍의 일부 주주들이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따라서 금감원 조사는 리타워텍 내부인 연루 의혹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주식 스와핑은 금지〓현행 상법상 회사의 주식을 일정비율로 직접 교환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 현금동원 능력이 떨어지는 벤처기업은 기업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불리는 것이 어려웠다. 이에 따라 주식 스와핑 때 일시적으로 현금이 동원된다.

예를 들어 A사와 B사가 100억원어치의 주식을 서로 맞바꿀 때 A사는 먼저 B사 주식인수 대금으로 100억원을 지급하고 B사는 이 돈으로 다시 A주식을 사는 것이다. 한글과컴퓨터 다음커뮤니케이션 등도 이런 방법으로 벤처기업을 인수했다.

▼관련기사▼

최유신 리타워그룹회장, 하버드대출신 인수합병 전문가

▽리타워텍은 어떻게〓리타워텍은 아시아넷 인수자금을 국내에서 조달하기 어렵게 되자 해외자금을 동원했다.<그림 참조>

먼저 아시아넷 신주를 인수하기 위해 룩셈부르크에 페이퍼컴퍼니(서류상 회사)인 ‘그레이하운드 S.A’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외국계 금융기관인 리만 브러더스로부터 초단기자금 13억달러(하루 이자율 0.3%)를 차입했다. 이후 아시아넷이 13억달러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그레이하운드가 전량 인수했다. 아시아넷은 이 돈으로 리타워텍 주식 868만를 인수하고 아시아넷은 7대 1의 비율로 리타워텍 주식을 주주들에게 나눠줬다. 리타워텍은 아시아넷이 낸 유상증자대금으로 그레이하운드가 갖고 있던 아시아넷 신주를 전량 인수했고 그레이하운드는 이 돈으로 리만 브러더스 차입금을 모두 갚고 청산했다.

▽석연치 않은 증권예탁원〓리타워텍의 유상증자대금 납입일은 원래 7월18일이었다. 그러나 이날 대금이 씨티은행 서울지점에 들어오지 않았는데도 증권예탁원은 대우증권에 리타워텍 주권(868만주)을 내줬다. 대금은 21일 입금됐고 증권예탁원은 22일 대우증권이 갖고 있던 리타워텍 주권을 돌려받아 효력발생일을 22일로 변경한 후 다시 내줬다.

증자대금이 납입된 다음날 주권을 교부하는 것이 원칙인데 대금 납입 3일 전에 주권이 나간 것은 예탁원 규정과 배치되는 것.

증권예탁원은 이에 대해 “외국자본이 13억달러나 들어오기 때문에 먼저 주권을 교부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홍찬선·김두영기자>nirvana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