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돌의 미를 찾아서'…전통돌문화의 미학

  • 입력 2000년 9월 22일 18시 58분


풍부한 화강암 덕분에 우리는 예로부터 돌문화가 특히 발달했다. 한국을 석조미술의 나라로 부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암각화(岩刻畵) 남근석(男根石) 돌장승 석불 석탑 등 전통 돌문화의 미학과 의미를 살펴본 책. 돌 속에 담겨있는 원초적 심성, 돌과 인간의 조화로운 만남을 발견해나가는 여정이다.

돌장승은 소박 솔직 담백하다. 애써 무서운 표정을 짓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편안하다. 멋쩍은 듯, 입을 벌리고 웃는 모습이 천진하다. 저자는 이같은 모습은 돌장승을 만든 사람의 심성 자체라고 말한다.

장승은 단조로우면서도 그 표현이 과장되어 있다. 몸통에 비해 얼굴이 너무 커 가분수 혹은 기형적인 모습이다. 이는 한 사람의 작품이 아니라 마을 사람 모두의 공동 창작이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저자의 설명.

남근석 이야기도 흥미롭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남성이 남근석이라고 말하는 저자. 남근석은 그러나 단순한 성(性)의 상징이 아니다.

남근석은 대개 하늘로 솟아 있는데 그것은 하늘과 땅, 신과 인간을 연결해주는 우주목(宇宙木)의 역할을 했다는 해설도 눈길을 끈다.

▼'돌의 미를 찾아서'/ 박정근 외 지음/ 다른세상/ 237쪽, 1만원▼

<이광표기자>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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