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단기적인 수익률 게임은 코스닥이 유리

  • 입력 2000년 8월 30일 17시 31분


거래소 시장이 프로그램 매물의 영향으로 대형주들이 일제히 빠지며 하락세를 보였다.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단기적으로 코스닥 시장에 관심을 갖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코스닥도 수급 불안은 마찬가지지만 중소형 기술주중 하반기에 실적 호전이 예상되는 종목을 중심으로 단기 매매를 한다면 수익률 게임에서 유리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 코스닥이 유리

30일 거래소시장은 프로그램 매도 물량이 901억원(프로그램 매수는 50억원)이나 쏟아지면서 대형주가 일제히 하락세를 보여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2.63포인트 내린 718.93을 기록했다. 현대중공업이 장 마감후 CSFB에 현대전자 주식 750만주를 매각해 외국인이 1270억원을 순매수했으나 이를 제외하면 외국인들은 390억원을 순매도했다.

8월들어 순매수를 유지하며 장을 이끌던 외국인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선물의 영향력이 더욱 커져 프로그램 매도 공세가 주가지수를 떨어뜨린 것이다.

거래소시장의 경우 선물·옵션 만기를 얼마 남지않은 가운데 8000억원정도 남은 매수차익거래 잔고 물량이 부담이 되고 있는데 선물시장의 사정은 그리 좋지 않은게 사실.

프로그램 매물을 촉발할 가능성이 높은 선물의 매수 포지션을 개인투자자들이 2만5000계약이나 보유하고 있는데 투자 분위기에 크게 좌우되는 개인투자자의 속성상 선물가가 떨어지면 투매로 나올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물론 선물가가 떠받쳐질 경우 선물 물량이 12월로 이월될 가능성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불안감이 더 크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선물만기일 태풍에 들어간 거래소보다 코스닥 종목에 관심을 기울이는 전략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삼성증권 손범규 연구원은 "코스닥시장은 정부가 활성화 방안을 마련중이고 거래소 시장에서 투자자금이 넘어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거래소시장보다 수익률 게임에서 유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단기적 측면'에서만 코스닥 시장이 유리하다고 말하는 것은 코스닥시장도 수급 악화가 개선되지 않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시장 펀더멘털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교보증권 임노중 연구원은 "거래소시장이 지난해 유입된 30조원가까운 유상증자 물량 때문에 만성적인 수급 악화에 시달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코스닥시장도 지난1∼8월중 신규등록등으로 인한 공급이 16조원이나 돼 상당기간 시장에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장기적으로는 코스닥이나 거래소시장 모두 신규자금 유입과 투자 심리 호전이 장세 회복의 전제 조건이지만 적어도 선물·옵션만기일인 오는9월14일 이전에는 상대적으로 프로그램 매물 부담이 없는 코스닥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거래소는 추석 이후를 염두에 둔 투자

거래소 시장은 30일 상한가를 기록한 112개의 종목중 대부분이 관리종목이나 우선주일 정도로 시장의 질이 떨어졌다. 수익을 내지 못하자 투기세력들이 이들 종목으로 몰려 상장폐지가 확정된 종목이 상한가를 기록하는 웃지못할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위험성이 높아 보이지만 추석이후에는 상승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하는 전문가들이 많다.프로그램 매물 부담이 사라지고 추석전에 시중에 풀린 자금이 증시로 환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대증권 박천수 수석연구원은 "현재의 거래 부진을 에너지 분산과 에너지 축적중 어느쪽으로 보느냐에 따라 향후 전망이 달라질텐데 에너지 축적에 무게를 두고 싶다"며 악재가 대부분 노출된 가운데 호재성 재료들이 계속 나오고 있는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

미국 증시의 안정, 수출 호조,현대의 구조조정 가시화등의 재료들이 쌓이고 있어 프로그램 매물 부담이 사라진 후에는 강세장이 나올수 있다고 밝혔다.

대우증권 조재훈 팀장도 "현물시장의 체력이 약해 선물시장의 영향력이 커졌지만 프로그램 매물이 시장의 방향 자체를 움직이지는 못하고 700선이 지지선으로 역할을 한다는 점에는 대부분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이므로 중기적 관점에서는 저가 매수에 나서는 전략이 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거래소의 대형주는 일단 피해야

거래소 시장에서 중기 투자대상을 고르려면 일단 프로그램 매물에 따라 주가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큰 대형주보다는 중소형 실적주에서 투자대상을 물색해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각 증권사들이 상반기 실적으로 토대로 내놓은 저PER(주가수익비율)종목을 참조할만 하다.

단기적으로 유리한 것으로 전망된 코스닥에서도 투자 대상은 지수관련 대형주보다 중소형 기술주나 낙폭이 컸던 신규등록 종목에서 찾는 것이 좋다.

삼성증권 손 연구원은 "기술주의 경우 하반기에 실적이 좋게 나오는 경향이 높으므로 수익률을 낮게 잡고 중소형 IT관련주에서 종목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또 중장기적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이 낮은 우량 종목을 주가가 밀릴때마다 저점 매수하는 것도 시도할 만 하다고 말했다.

박승윤<동아닷컴 기자>park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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