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전문창투- 종합창투,한판 대결

  • 입력 2000년 7월 17일 19시 30분


벤처기업 바람을 타고 성업중인 창업투자업계(벤처캐피털)에 다윗과 골리앗간의 싸움과 비슷한 ‘전문창투사’와 ‘종합창투사’의 대결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특히 전문창투는 정보통신이나 생명공학업체가 자회사로 세우는 경우가 많아 핵심역량을 강화하는 이점도 있다는 것.

▽전문창투사 줄이어〓전문창투사는 의료기기 제조업체인 메디슨이 대주주인 무한기술투자를 비롯해 삼보컴퓨터가 대주주인 TG벤처, 신성이엔지가 출자한 우리기술투자, 다우기술이 대주주인 한국IT벤처, 세월텔레콤이 출자한 베이직기술투자 등이 꼽히고 있다.

이들의 최대 강점은 모(母)회사가 보유한 기술평가력과 광범위한 연결망(네트워크)을 이용한 신생기업 발굴능력 등이다. 전문창투사들은 이를 배경으로 모회사와 관련이 있는 분야에 집중 투자하는 경향을 보인다.

무한기술투자는 메디슨의 측면지원으로 생명공학에 투자, 올해 바이오시스에서 1716%, 세인전자에서 423%의 수익률을 각각 올렸다. 이와 관련, 메디슨 이민화 회장은 “무한기술투자가 메디슨의 투자방향을 뒤따라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우기술과 한국통신공사가 공동 대주주인 한국IT벤처는 두 회사 출신 직원이 1명씩 책임심사역으로 일하고 있다. 이 회사 윤종연 팀장은 “다우와 한국통신을 통해 투자업체를 발굴하기가 쉽고 투자안정성도 높은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본격 경쟁은 이제부터〓종합창투사들은 전문창투사의 ‘걸음마’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KTB네트워크 박 훈 이사는 “전문과 종합의 구분선은 어느 분야를 담당하는가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전문성과 인력구성은 종합창투사가 훨씬 낫다”고 말했다.

특히 일부 종합창투사측에서는 벤처기업들이 창투업에 관심을 갖는 것은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한 핵심역량을 강화하지 않고 국내 시장에 안주하기 위한 발판을 만드는 것이라고 비난하기도 한다.

대신증권 한정태 연구원은 “전문창투사가 본격적인 수익을 올리려면 앞으로 1∼3년을 기다려야 할 것”이라며 “일부 전문창투사는 모회사가 지분을 분산하려는 의도로 만들었다는 의심을 사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메디슨 이민화 회장은 “앞으로 벤처기업은 자기 분야를 주축으로 하는 생태계를 형성해나갈 것”이라며 “핵심역량과 관련된 분야에 집중하는 전문창투사가 종합창투사에 비해 경쟁력이 있을 것”고 전망했다.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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