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그렇군]이덕환/CNG와 LPG

  • 입력 2000년 7월 12일 18시 45분


‘압축천연가스(CNG)’ 버스에 대해서 논란이 많다.

지금까지 자동차 연료로 써온 액화석유가스(LPG)나 휘발유 경유에 비해 대도시의 대기 오염을 줄일 수 있다는 이유로 CNG시내버스를 도입한다고 하지만 이에 앞서 생각해봐야 할 점이 적지 않다.

‘액화천연가스(LNG)’라고도 부르는 CNG는 주성분이 탄소에 4개의 수소가 결합된 ‘메탄’이라는 탄화수소로 지하의 가스층에서 채취한 것을 섭씨 영하 162도로 냉각 압축한 것이다.

LPG 휘발유 경유(디젤) 또한 CNG와 마찬가지로 탄화수소의 혼합물이다. LPG는 4개의 탄소가 결합된 ‘부탄’, 휘발유는 7개의 탄소가 결합된 ‘노말―펜탄’ 등이 주성분이고, 경유는 10개 이상의 탄소가 결합된 탄화수소의 혼합물이다.

이런 탄화수소를 연소시키면 해가 없는 물과 이산화탄소로 완전히 바뀌기 때문에 불순물이 많고 태우기 힘든 나무나 석탄과 비교해서 ‘청정연료’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CNG LPG 휘발유 경유는 무엇이 다를까?

우선 같은 양의 연료가 타면서 나오는 에너지는 탄소의 수가 많을수록 커진다. 그래서 차체가 크고 무거운 트럭이나 기관차는 경유 엔진을 사용한다. LPG를 사용해서 같은 출력을 내려면 더 많은 연료를 태워야 하기 때문에 훨씬 더 큰 엔진이 필요하다. 그러니까 LPG나 CNG 차량의 연비가 휘발유 차량보다 나쁜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그렇지만 탄화수소의 탄소 수가 많을수록 완전히 태우기는 더 어려워진다. 그래서 경유를 쓰는 트럭이나 버스를 제대로 정비하지 않으면 완전히 타지 않은 연료가 시커먼 ‘매연’으로 나오게 된다. 그리고 연소 온도가 매우 높은 휘발유 엔진에서는 스모그를 일으키는 질소 산화물이 나오는 문제도 있다.

그래서 쉽게 연소되는 CNG와 LPG를 더 깨끗한 연료라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액화 가스 엔진에도 문제는 있다. 가스통이나 가스 충전소의 폭발 위험성도 있지만, 대형 엔진을 써야하기 때문에 차량이 비싸지고 연료 소비도 늘어난다. 또 엔진의 효율이 휘발유 엔진보다 떨어지는 문제도 있다.

어떤 석유화학 연료가 더 깨끗한가는 자동차의 크기와 엔진의 효율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일 뿐이고 근본적으로 차이는 없다. 더욱이 LPG 휘발유 경유는 함께 만들어지기 때문에 그 상대적인 가격은 사회적 수요와 정책에 의해 결정된다. 실제로 휘발유 가격은 70% 이상이 세금이다. 오히려 범국민적 에너지 소비 절약 운동이 더 절실하지 않을까?

이덕환(서강대 화학과 교수)duckhwan@ccs.sog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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