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파업/경제전문가 해결책]"국가경제 위기 부른다"

  • 입력 2000년 7월 6일 19시 38분


경제전문가들은 예고된 금융노조의 파업에 대해 한결같이 “현 시기에서 파업은 국가 경제 전체를 위기로 몰고 갈 수 있기 때문에 안된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노조측이 제기하는 현 상황과 관치금융의 상관관계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정부의 책임도 크다”는 의견과 “금융지주회사제 도입과 관치 금융과는 별개의 문제”라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고려대 경영학과 장하성(張夏成) 교수〓파업은 피해야 한다. 지금 상황에서 파업을 하면 문제 해결은커녕 문제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 금융구조조정을 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금융산업 경쟁력에 문제가 생기고 국가 전체의 경제위기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금융 노동자의 입장에서는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다. 금융기관의 부실 책임은 정책 실패에 있는데 항상 노동자의 고용 문제와 연결시켜 해결책을 찾으려는 것도 문제다. 기업 구조조정이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에 금융기관의 부실과 관치 금융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정부는 부실금융기관 처리에 대한 방침을 분명히 해야 한다. 금융지주회사 제도가 부실금융기관을 정리하는 데 이용되어서는 안된다. 금융노동자의 고용을 최대한 안정시키는 차원에서 구조조정을 서둘러야 한다.

▽성균관대 이재웅(李在雄) 교수〓궁극적으로 은행이 경쟁력을 잃는다면 노조도 살아남을 수 없다. 은행의 경쟁력 제고만이 살길이며 금융지주회사 도입은 이를 위한 하나의 방법이다. 지주회사 도입은 금융의 대형화, 겸업화, 전문화를 용이하게 하는 등 여러 이점이 있다. 선진국들도 이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은행이 지주회사 아래에서 하나의 자회사로 있으면 독립적인 상태로 자율경영이 가능하며 다른 금융지주회사와의 결합 운영이 용이해서 규모의 경제도 추구할 수 있다.

또 금융지주회사의 도입과 노조가 주장하는 관치 금융은 별개의 문제다. 따라서 은행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도입하는 금융지주회사 자체를 노조가 반대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한국경제연구원 좌승희(左承熙) 원장〓파업은 안된다. 그러나 금융노조가 관치 금융 청산을 주장하는 것은 맞는 말이다. 관치 금융은 그동안 금융산업 경쟁력을 떨어뜨렸고 은행전체를 비효율적이고 낙후되게 만들었으며 방만한 경영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노조 주장대로 관치 금융을 청산하면 자율적인 기조 하에서 구조조정이 촉진되고 인원 정리도 더 많이 될 것이다.

그리고 정부가 금융지주회사법을 통해 우량은행과 부실은행을 합병하고 있지만 제대로 하고 있는 은행까지 구조조정에 휘말리게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시장이 혼란을 겪지 않도록 정부의 분명한 금융구조조정 원칙 표명이 필요하다.

<이병기·구자룡·이훈기자>ey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