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세를 보이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외국인이 매수세에 가담했다는 점. 외국인은 26일에는 다소 주춤하긴 했지만 25일 은행주를 200만주 이상 매수하는 등 최근 은행주의 상승을 받쳐주고 있다.
금융권 2차 구조조정 등 불안한 요소들을 여전히 안고있는 은행주에 외국인들이 긍정적인 시각을 던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의 최근 보도에서 한국 은행주에 대한 외국인의 시각의 일단을 엿볼 수 있을 것 같다.
▽떨어질 만큼 떨어졌다〓미국 메릴린치사가 최근 아시아태평양지역 펀드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실시, 17일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펀드매니저들은 9개월 만에 처음으로 아시아 지역 은행주에 대해 낙관적인 입장을 밝혔다. 은행주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비율이 비관적으로 보는 비율을 8% 앞지른 것. 자딘플레밍사의 대니얼 파인만 수석전략가는 "현재 아시아 은행들의 주가는 새로운 악재가 나타나도 별 영향을 받지 않을 정도로 떨어질 만큼 떨어졌다"고 말했다.
▽'은행주 낙관론'은 세계적인 현상〓'은행주 낙관론'의 시발점은 미국. 금리가 인상되면 대출이 줄어들고 예금 이자가 높아짐에 따라 은행의 수익이 감소, 주가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게 전통적인 해석. 하지만 이달 중순 미국이 금리를 인상했음에도 미국의 은행주들은 강세를 보였다.
23일 나스닥지수가 연중 최저치로 하락하는 가운데서도 아멕스 은행지수는 2.04% 상승했다. 아시아에서도 이달들어 한국, 홍콩, 싱가포르 등 주식시장이 15% 이상 하락했는데도 다우존스 아시아 은행지수는 6% 하락에 그쳤다. 한 펀드매니저는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이 예상되고 있지만 현재 은행주들의 가격에는 추가 금리인상분까지 반영돼있다"고 분석했다.
▽우연의 일치인가〓메릴린치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되기 전날인 16일 한국의 거래소 은행지수는 86.52였다가 25일에는 99.55로 15% 상승했다. 또 이 기간 에 주요 시중은행의 외국인 지분이 대부분 높아졌다. 같은 기간에 종합지수가 6.3% 하락한 점에 비춰보면 17일 메릴린치 발표와 최근 은행주 강세를 '우연의 일치'로만 보기는 어렵다.
한편 AWSJ는 첨단기술주의 하락도 은행주로서는 호재라고 지적했다. 기술주에서 투자자금이 빠져 다른 부문으로 유입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 메릴린치의 사딕 커림보이 아시아주식 전략가는 "아시아 은행주는 전반적으로 매력적이지만 특히 인수합병, 인터넷뱅킹 등에서 주도적인 대형 은행을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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