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은행株 낙관론 '솔솔'…외국인 매수세 가담

  • 입력 2000년 5월 28일 19시 50분


그동안 홀대를 받던 은행주가 최근 들어 강세를 보이고 있다.

강세를 보이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외국인이 매수세에 가담했다는 점. 외국인은 26일에는 다소 주춤하긴 했지만 25일 은행주를 200만주 이상 매수하는 등 최근 은행주의 상승을 받쳐주고 있다.

금융권 2차 구조조정 등 불안한 요소들을 여전히 안고있는 은행주에 외국인들이 긍정적인 시각을 던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의 최근 보도에서 한국 은행주에 대한 외국인의 시각의 일단을 엿볼 수 있을 것 같다.

▽떨어질 만큼 떨어졌다〓미국 메릴린치사가 최근 아시아태평양지역 펀드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실시, 17일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펀드매니저들은 9개월 만에 처음으로 아시아 지역 은행주에 대해 낙관적인 입장을 밝혔다. 은행주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비율이 비관적으로 보는 비율을 8% 앞지른 것. 자딘플레밍사의 대니얼 파인만 수석전략가는 "현재 아시아 은행들의 주가는 새로운 악재가 나타나도 별 영향을 받지 않을 정도로 떨어질 만큼 떨어졌다"고 말했다.

▽'은행주 낙관론'은 세계적인 현상〓'은행주 낙관론'의 시발점은 미국. 금리가 인상되면 대출이 줄어들고 예금 이자가 높아짐에 따라 은행의 수익이 감소, 주가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게 전통적인 해석. 하지만 이달 중순 미국이 금리를 인상했음에도 미국의 은행주들은 강세를 보였다.

23일 나스닥지수가 연중 최저치로 하락하는 가운데서도 아멕스 은행지수는 2.04% 상승했다. 아시아에서도 이달들어 한국, 홍콩, 싱가포르 등 주식시장이 15% 이상 하락했는데도 다우존스 아시아 은행지수는 6% 하락에 그쳤다. 한 펀드매니저는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이 예상되고 있지만 현재 은행주들의 가격에는 추가 금리인상분까지 반영돼있다"고 분석했다.

▽우연의 일치인가〓메릴린치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되기 전날인 16일 한국의 거래소 은행지수는 86.52였다가 25일에는 99.55로 15% 상승했다. 또 이 기간 에 주요 시중은행의 외국인 지분이 대부분 높아졌다. 같은 기간에 종합지수가 6.3% 하락한 점에 비춰보면 17일 메릴린치 발표와 최근 은행주 강세를 '우연의 일치'로만 보기는 어렵다.

한편 AWSJ는 첨단기술주의 하락도 은행주로서는 호재라고 지적했다. 기술주에서 투자자금이 빠져 다른 부문으로 유입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 메릴린치의 사딕 커림보이 아시아주식 전략가는 "아시아 은행주는 전반적으로 매력적이지만 특히 인수합병, 인터넷뱅킹 등에서 주도적인 대형 은행을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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