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대학가고 싶으면 과외 하지마?

  • 입력 2000년 5월 1일 19시 35분


학생들은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많은 돈과 시간을 들여 과외를 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렇다면 과외가 진학에 큰 도움이 되는가. 일반의 예상과는 달리 과외 정도와 대학 진학률은 비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교육부의 99년도 교육통계 연보와 지난해 12월 ‘사교육비 실태 조사’ 결과를 종합 분석한 결과 인문계 고교 졸업생의 4년제 일반대학 진학률은 광주가 85.1%로 가장 높았으나 이 지역 학생의 ‘입시 및 보습학원 과외’와 ‘개인 및 그룹과외’ 비율은 각각 28.5%, 12.4%로 전국 13개 지역에서 6위에 그쳤다.

반면 ‘입시 및 보습학원 과외’와 ‘개인 및 그룹과외’ 비율이 전국에서 압도적으로 높은 서울 지역의 진학률이 56.7%로 꼴찌였다.

서울보다 과외 비율이 낮은 다른 지역의 진학률은 62.5∼85.1%로 서울보다 최소 5.8%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서울의 진학률은 전체 진학률 66.3%에 비해 10.4%나 낮다.

서울에는 중상위권 이상의 대학들이 많아 서울 고교생의 진학률이 낮은 것이라고 가정할 수 있지만 서울 지역 대학 입학생 가운데 절반 가량인 48.8%가 지방 출신이다.

과외의 효과에 대한 일선 교사들의 견해는 엇갈리고 있다.

교사들의 49.5%는 학습 태도 불성실 등을 이유로 과외가 학교 교육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있지만 부족한 학교 교육 보충으로 자신감 회복 등을 이유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교사들도 37.5%나 됐다. 정규 교과목의 과외에 대해서도 교사들은 필요하다(32.9%) 불필요하다(45.5%)는 반응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진학률만으로 과외의 효과를 단정하기는 무리라고 말한다.

과외의 효과를 측정하려면 비슷한 학력을 지니고 있으면서 과외를 받는 학생과 과외를 받지 않는 학생이 같은 시간을 공부한 뒤 학력 차이를 비교해야 한다. 안타깝게도 이같은 연구가 없어 과외 효과에 대한 감성적 논란만이 계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앞으로 2002학년도에 새로운 대학 입시제도가 정착되고 대학수학능력시험이 계속 쉽게 출제되면 과외의 효과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도 크게 바뀔 것으로 보인다.

학부모와 교사들은 쉬운 대학수학능력시험이 과외에 대한 수요를 줄일 것으로 보고 있으며 벌써부터 교과서 시장은 크게 위축되고 있다.

<하준우기자> ha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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