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포커스]신도시 서울도심 직행 버스노선 신설

  • 입력 2000년 3월 3일 19시 17분


서울 주변 신도시를 비롯한 위성도시 주민들의 숙원 가운데 하나는 서울 도심까지 운행하는 버스노선의 신설이다.

그러나 서울시는 도심 교통혼잡을 우려해 노선 신설을 허가하지 않고 있다.

3일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서울 주변 9개 도시가 서울시에 총 60개 버스 노선의 신설 또는 노선연장, 증차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분당(경기 성남시)과 일산신도시(경기 고양시)에서 서울 도심을 오가는 3개 광역직행버스 노선이 생기자 다른 위성도시들도 광역직행버스 신설을 요청하고 있다. 위성도시들이 주로 요구하는 서울에서의 회차지점은 광화문 서울역 명동 사당역 영등포 잠실역 강남역 등이다.

안양시는 2월 평촌신도시∼광화문 구간의 직행버스 노선 신설을 요청하고 있으나 서울시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현행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은 버스노선이 다른 자치단체 관할 지역을 통과할 경우 해당 자치단체의 동의를 얻도록 하고 있다.

사실 위성도시의 경우 서울행 버스 노선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 현재 평촌 산본신도시 등에서는 광화문까지 오는 좌석버스 노선이 없다.

797번 버스가 평촌 옆을 지나 서울 신세계백화점(명동)까지 다닐 뿐이다. 서초동 고속버스터미널까지 가는 좌석버스 노선이 몇개 있지만 출퇴근 시간대에는 ‘입석버스’처럼 변한다.

안양시 만안구 주민 최대환씨(39)는 “서울시가 말로는 대중교통 이용을 외치면서 인구분산정책에 따라 위성도시로 이주한 주민들의 대중교통 불편을 외면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인 정책”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윤준병(尹準炳)대중교통과장은 “인접도시에서 서울 도심으로 들어오는 노선 신설은 허가하지 않고 서울 시계에서 가까운 지하철역까지 연결하는 노선의 신설 및 연장만 허가한다는 원칙을 유지하겠다”며 “다만 기존 좌석버스 노선을 광역직행버스 형태로 바꾸는 것은 사안별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시의 다른 관계자는 안양시 등에서 일산 분당신도시와의 형평성을 지적하는데 대해 “두 신도시 버스의 도심진입 허용은 서울시가 반대했지만 건설교통부가 결정한 것으로 문제가 있는 조치”라며 “잘못된 선례를 이유로 계속 허가하면 서울시민이 교통체증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과 경기도를 오가는 버스는 서울 등록 버스 118개 노선 2617대와 경기도 등록 버스 202개 노선 1929대가 있다.

교통개발연구원 광역교통팀 권영종(權泳鍾)박사는 “장기적으로 가장 좋은 해결책은 서울 외곽의 지하철역 주변에 환승주차장을 건설해 신도시 주민들이 지하철을 이용해 서울 도심에 들어오도록 하는 것이지만 지하철 노선의 굴곡이 워낙 심해 불편이 큰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권박사는 “현실적으로 서울 외곽순환도로 올림픽도로 강변북로 등을 통해 도심으로 진입하는 광역직행버스 노선을 늘리되 청량리 영등포 잠실 신촌 등 부도심까지만 다니도록 해 도심 운행구간을 줄이는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기홍·이명건기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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