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캠페인]서유헌/술마신지 10분전후 대처능력급감

  • 입력 1999년 11월 15일 18시 31분


알코올이 위나 장을 통해 인체내의 혈관으로 흡수된 뒤 뇌혈관으로 들어가 중추신경에 영향을 미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채 10분도 안 걸린다.

뇌혈관으로 들어간 알코올은 뇌를 마취시키는 작용을 한다.

뇌신경 중 가장 먼저 마취되는 부분은 억제성신경계. 억제성신경은 외부의 자극에 대해 이성적으로 판단하도록 하는 기능을 맡고 있다.

술을 마시면 평소보다 말이 많아지고 행동이 커지는 것은 바로 이 신경이 마비되기 때문이다.

이 신경이 마비되면 외부의 위험한 신호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난폭운전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술을 마시면 흔히 용감해진다고 하지만 이는 진정한 용기가 아니고 합리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뇌신경은 또한 시각 청각 운동기능을 조절하는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에 음주로 뇌신경계가 마취되면 시야가 좁아지고 청각기능이 떨어지며 신체반응도 둔해진다.

운전중에는 차선, 교통신호, 보행자의 움직임, 다른 차의 주행속도 등 수많은 변수들을 순간적으로 인지하고 판단해야 하는데 뇌신경이 마취되면 인지와 판단기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알코올이 운전에 미치는 가장 큰 장애는 대뇌의 명령을 운동중추인 소뇌가 제대로 이행치 못해 긴급상황에 신속히 대처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각종 기능을 담당하는 대뇌 소뇌 중뇌간의 ‘통신망’이 불통되거나 정보가 왜곡되기 때문이다.

발바닥 감각의 예민도도 떨어져 충분히 브레이크를 밟았다고 생각하지만 평소에 비해 약하게 밟는 경우가 많다.

발바닥과 소뇌를 잇는 신경망이 마취됨에 따라 ‘통신장애’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서유헌〈서울대의대 교수·약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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