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여성건강]남편 사별후 우울증 심하다

  • 입력 1999년 8월 15일 19시 43분


매년 90만명의 미국인이 오랜 세월을 함께 해온 배우자와 사별한다. 그중 65%를 차지하는 것이 55세 이상의 여성들이다. 이들은 남편이 세상을 떠난 이후 대부분 불안감, 수면장애, 우울함과 허전함, 분노와 죄책감, 이유를 알 수 없는 통증 등을 경험한다.

그런데 미국 사회가 점점 노령화되고 여성의 평균 수명이 남성보다 길기 때문에 나이가 든 후에 남편과 사별하는 여성의 숫자는 앞으로 점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65세 이상의 미국 여성 2000만명 중 거의 절반이 남편과 사별했으며 그들 중 재혼을 하는 사람은 10% 미만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학자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배우자를 잃는 것이 인생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경험 중의 하나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배우자와의 사별이 사람의 심리적 육체적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970년대였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남편을 잃은 후 2∼4년 안에 혼자가 된 삶에 적응하지만 10∼20%의 여성들은 장기간에 걸쳐 우울증 알코올중독 등의 증상을 보이며 질병에도 쉽게 노출되어 심한 경우 죽음에 이르기도 한다. 임상심리학자인 돌로레스 갈라거―톰슨은 배우자를 잃은 남녀 212명을 30개월 동안 관찰한 결과 남편이 죽은 후 오랫동안 새로운 삶에 적응하지 못하는 여성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같은 여성들은 전에 우울증에 걸린 적이 있거나, 결혼생활이 평탄치 못했거나, 가정 외적인 문제를 대부분 남편이 처리했거나, 남편이 죽은 직후 가까운 친척과 친구를 잃은 여성들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배우자를 잃은 후 별다른 심각한 증상을 보이지 않는 여성들 가운데에도 남편의 죽음과 함께 갑자기 경제적 상황이 악화되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또 남편이 오랫동안 병에 시달리다가 세상을 떠난 경우 남편을 돌보는 일에 매달려 있던 여성들이 심각한 우울증을 경험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같은 여성들의 경우 배우자를 잃은 데 대한 당연한 슬픔과 병적인 우울증을 구분하기가 힘들다. 증상이 서로 비슷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미망인이 남편의 죽음을 지나치게 자신의 탓으로 돌리거나, 미래에 대한 우울한 생각을 좀처럼 하지 않거나, 자살을 생각하거나, 주위의 도움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경우 우울증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http://www.nytimes.com/specials/women/061399hth―women―widow.html)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