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칫돈 갈곳 못찾고 있다…"금리 낮고 증시는 불안"

입력 1999-08-06 19:05수정 2009-09-23 21:06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초저금리 추세속에 주가가 급등락을 거듭하자 갈곳을 찾지 못한 시중 여유자금이 금융권 주변을 맴도는 단기 부동화(浮動化)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은행에 맡기자니 연 5%대(정기예금 세후 기준)의 낮은 이자가 불만이고 주식시장은 대우사태 등 충격변수로 인해 손실위험이 커 자금 운용자들이 선뜻 뛰어들 엄두를 내지 못한 채 관망하고 있는 것.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만기 제한없이 아무때나 찾을 수 있는 은행의 수시입출식 예금상품에 7월 한달동안 7조977억원이 몰려 전월(3조1105억원)보다 신규 수신액이 두배 이상 늘었다.

반면 은행권의 대표적인 예금상품인 정기예금은 7월중 2조1159억원이 빠져나가 월간 기준으로 올들어 가장 많은 감소액을 나타냈다.

7월중 수시입출식 상품의 수신 증가액은 올 상반기(1∼6월) 증가분 8조9425억원의 79.3%에 해당하는 것. 저축예금과 기업자유예금, 시장금리부 수시입출식예금(MMDA) 등 수시입출식 예금상품은 사실상 만기가 없이 입출금이 자유로워 대표적인 단기 부동자금으로 분류된다.

MMDA의 경우 지난달 5조7631억원이 유입돼 잔액이 23조8000억원으로 급증했다.

반면 만기가 정해진 정기예금은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이자 매력까지 사라져 4월 이후 4개월 동안 무려 7조2279억원이 이탈했다.

금융계는 정기예금에서 빠져나온 돈중 상당액이 주식시장으로 옮겨갔고 나머지는 은행의 수시입출식 예금이나 투신사의 신종 머니마켓펀드(MMF) 등으로 이동해 대기중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조흥은행 마케팅부 서춘수(徐春洙)과장은 “수시입출식 상품의 예치금은 시장전망이 극도로 불투명한 점을 감안해 언제든지 움직일 수 있는 기동성을 갖추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는 돈”이라며 “주식이나 부동산시장의 경기상황에 따라 8∼9월쯤 행선지를 정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중자금의 단기 부동화는 현재의 금융시장이 그만큼 불안하다는점을나타내는것.한은 관계자는 “아직 시중자금의 단기화에 따른 부작용은 심각하지 않은 상태지만 뭉칫돈이 한꺼번에 움직이게 되면 금융시장이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