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모델協 『누드모델 소개해줍니다』

  • 입력 1999년 8월 2일 18시 30분


“어떤 자세를 취해도 아름다운 보기 드문 모델이었다.”

5월말 ‘누드 소묘전’을 열었던 김흥수(80)화백.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 전시한 소묘 작품 30여점의 모델이었던 K씨를 “그런 모델이 없었다”며 칭찬한다. 대구에 사는 20대 여성 K씨는 김화백의 전시를 보고 모델을 자청했다. K씨는 지난해말 주말마다 비행기를 타고 올라와 포즈를 취해 주었다.

하지만 이렇게 마음에 드는 모델을 구하기는 쉽지 않은 일. 작가들은 생활주변에서 아는 사람들에게 모델을 요청한다. 그러나 친한 사이라도 누드모델을 요청하면 쑥스러워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

또 대학 실습시간이나 각종 문화센터의 미술강좌에는 때론 누드포즈까지 취해줄 모델이 필요하다. 하지만 갑자기 모델을 구하기는 어렵다.

이같은 점에 착안해 미술모델을 전문적으로 소개해주는 단체가 결성돼 활동하고 있다. 창립된지 2년째인 한국미술모델협회는 9일부터 4일간 서울 용산구 남영동 협회 사무실(02―795―2776)에서 20∼40대여성들을 대상으로 미술모델 강습회를 연다. 미술모델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모델 지망생도 뽑기위해서이다.

이 단체 회원은 남자 4명을 포함해 30명. 이 단체를 찾아와 모델로 선정되면 회원이 된다. 반드시 멋진 외모가 아니더라도 개성적인 분위기를 지닌 사람을 모델을 뽑는다. 학력제한은 없고 협회에서 면접을 보고 뽑는다. 한 시간에 3만원∼3만5천원을 받고 포즈를 취한다. 요즘은 모델 한명이 하루에 두세군데에서 모델활동을 한다고 한다.

연극배우를 하다가 한 달째 모델활동을 하고 있다는 L씨(27)는 “옷을 벗는 것이 오히려 자신을 제약없이 마음껏 표현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작가들 중에는 “직업모델들이 시간만 되면 금방 일어서는 등 상업적 태도가 강해 작가와의 교감이 어렵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이원홍기자〉bluesk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