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시장 수사 시민단체 반응]『돈받은 적 없다더니…』

  • 입력 1999년 7월 29일 19시 36분


경기은행 퇴출저지 로비사건과 관련해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은 최기선(崔箕善)인천시장은 비록 구속은 면했으나 도덕적으로 큰 흠집을 남겨 앞으로 시정을 펴는 데 적잖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민연대,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 인천경제정의실천 시민연합 등 인천지역 시민단체는 29일 일제히 성명을 발표해 최시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인천지역 시민단체가 최시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선 것은 최시장이 검찰출두를 전후해 완전히 말을 바꾸었기 때문이다. 당초 최시장은 “돈을 받은 사실은 물론 서이석(徐利錫)전경기은행장과 개인적으로 만난 적도 없다”며 혐의사실을 극구 부인했으나 검찰조사 과정에선 2000만원을 받은 사실을 순순히 시인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최시장이 돈을 받은 데 대한 사법적 처벌과는 별도로 시민들을 상대로 거짓말을 한 데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는 “최시장은 처음부터 돈을 받은 사실을 치밀하게 은폐하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시민을 기만한 최시장은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인천연대 배진교(裵晋敎)정책기획국장은 “검찰이 최시장을 정치자금법 위반혐의로 불구속기소키로 한 것은 최시장의 정치적 입장을 고려한 축소수사의 전형”이라고 지적했다.

인천경실련측은 “검찰은 인천지역 유력인사의 경기은행에 대한 부당대출 압력의혹에 대해서도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며 “그래야만 인천지역 경제가 튼튼한 뿌리를 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 시민단체는 30일 오전 인천지검에서 합동기자회견을 갖고 △최시장 사퇴 △특검제 등을 통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기로 했다.

〈인천〓박정규·서정보기자〉 jangk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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