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뿌리 내리는 「의료생활 협동조합」

입력 1999-07-05 19:09수정 2009-09-23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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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돈 1만원으로 병원의 ‘주인’이 되고 ‘주치의’를 둘 수 있다.

경기 안성시에 사는 857가구는 읍내 중앙시장 입구에 있는 안성농민의원의 주인이다.

진료를 받고 싶거나 건강상담을 하고 싶으면 수시로 이 병원 의사를 찾는다.

이 병원을 운영하는 안성의료생활협동조합(0334―676―3435)에 1계좌 이상 출자한 조합원이기 때문이다.

조합원이 출자해 그 지역에 병원을 설립하고 의료서비스를 받는 의료생활협동조합.

일반인들에게는 아직 생소하지만 의료소비자운동이자 지역공동체운동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월급의사이면서 조합원인 안성농민의원 이인동(李仁東·37)원장은 “의료소비자는 의료보험에 가입했으면서도 큰 병에 걸리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의료인은 낮은 보험수가 때문에 제대로 진료하지 못하고 있다”며 “의료생협은 의료인이 지역주민의 건강을 지키는 지역의료운동”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의료생협은 이윤보다는 주민의 건강증진이 최우선 과제이며 치료보다는 보건예방활동에 중점을 둔다.

또 소모임 활동을 통해 의료인만으로 해결하기 힘든 생활습관 개선과 건강교육에 힘쓰고 있다.

안성의료생협은 87년 이 지역에 주말 진료활동을 나왔던 의대생들과 지역 농민회가 주축이 돼 94년 만들어졌다.

전체 환자 가운데 조합원은 20%정도. 아직까지 수익금은 조합원 건강관리를 위해 재투자되고 있다.

이원장은 “농촌지역이기 때문에 농작업과 관련한 관절질환과 인구의 노령화에 따른 노인성 질환, 그리고 과음으로 인한 질환이 많다”고 말했다.

인천평화의료생협(032―524―6911)은 인천 부평지역 근로자를 대상으로 산업재해와 직업병 상담 및 진료를 담당하던 민중의원이 96년 지역 주민을 조합원으로 받아들이면서 출범했다.

이 생협의 임종한(林鐘翰·38·인하대 의대 산업의학과교수)이사장은 “3차 의료기관의 비대화로 경미한 질환에도 3시간 기다려서 3분 진료받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1차 의료기관이 지역주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의료생협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안산의료생협(0345―401―2208)은 안산천 상류의 도축장 건설사업계획을 주민의 노력으로 무산시킨 것을 계기로 만들어진 ‘생활과 환경을 지키는 안산 시민의 모임’을 중심으로 96년 발족했다.

병원을 운영하지는 않고 건강교육과 지역순회진료사업을 벌이고 있다.

의료생협에서는 지역 주민이 자신의 병이나 건강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고 어떤 의료서비스를 받을 것인가를 스스로 선택한다. 한마디로 병원 문턱이 낮다는 것.

안성농민의원 입구에는 조합원들이 정한 이같은 내용의 ‘환자권리장전’이 붙어 있다.

안성의료생협 박옥자(朴玉子·47·주부)조합원은 “뭐니뭐니해도 친절하기 때문에 ‘우리’병원을 찾는다”고 말했다.

이원장과 함께 87년 주말 진료활동을 벌이다 안성의료생협에 합류한 서울 출신의 강대곤(姜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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