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닥터]골프, 여름 한낮 라운딩 피해야

  • 입력 1999년 7월 1일 19시 25분


국내 골퍼는 약2백만명. 골퍼가 꾸준히 늘고 있음에도 골프에 대한 편견은 여전히 남아 있다. 대표적인 것이 골프는 운동이 아니라는 것. 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과 박원하박사는 “엄연한 운동이며 가볍게 여기다 다칠 수도 있고 목숨을 앗아가기도 한다”고 말한다.

다음은 박박사가 소개하는 ‘비(非)골퍼가 봐도 건강에 도움이 되는 골프건강법’.

▽골프는 운동〓프로대회의 4라운드에서 체력으로 승부가 결판나는 경우를 보면 분명 운동. 한 라운드를 돌 경우 혈중 콜레스테롤이 8% 낮아지며 24일 동안 누워만 있을 때 빠져나가는 만큼의 ‘뼈성분’이 생긴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하루에 1시간 이상 ‘골프할 때’와 같은 속도로 걷는 것도 건강에 도움.

골프는 특히 초기 관절염환자에 좋다. 악화를 막고 퇴화됐던 연골기능을 회복시킨다. 18홀을 돌고난 뒤 통증이 심해진다면 홀수를 줄이는 것이 좋다.

▽다칠 위험〓미국의 연구결과 아마추어는 허리 팔꿈치 손목 순으로 많이 다치고 프로는 손목을 주로 다친다.

갈비뼈에 금이 가는 경우도 있다. 잘못된 자세로 무리하게 운동해 아래에서 3∼7번째 뼈에 금이 가는 것. 하루 이틀 쉬어도 옆구리가 계속 아프기 때문에 한 달 정도 통증이 가라앉을 때까지 쉬어야 한다. 이때 “골프를 배울 땐 으레 옆구리가 아프다” “운동은 운동으로 풀어야 한다”는 주위 말을 듣고 계속 공을 치면 증세를 악화시키고 스윙 자세도 나빠진다.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 국내 골퍼의 1%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뼈에 금이 갔다 아문 사실을 나중에 엑스레이로 발견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더러 스윙이나 퍼팅 때 집중이 안되고 근육이 말을 안 듣는 경우가 있지만 자연히 증세가 없어지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입스(근육경련증)’라고 하는데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벤 호간, 샘 스니드 등 ‘고수’도 겪은 것.

▽여름에 주의할 점〓그린에서 일사병이나 뇌졸중 심근경색으로 쓰러지는 사고가 일어나기 쉽다.

‘한낮의 대결’은 가능하면 피하고 체면차리지 말고 양산을 쓰는 것이 좋다.물은 라운드 시작 전에 300㏄ 이상, 경기 중 목마를 때마다 마신다. 차가운 이온음료나 맹물이 좋다. 일부 골프장에선 ‘그늘집’에 소금을 놔두기도 하지만 먹으면 오히려 혈액순환에 장애가 올 수도 있다.

발 상태를 상쾌하게 유지하는 것도 중요.가방 속에 갈아신을 양말을 넣어뒀다 9홀이 끝난 뒤 갈아신는다. 고혈압이나 비만이면서 60세 이상일 경우엔 롱퍼터로 퍼팅하고 그린에 공이 올라오면 오케이를 받는 것도 방법. 과로 스트레스가 누적된 40대 이상도 ‘돌연사’ 조심.

▽체력이 중요〓90∼100타를 치는 사람 중 실력 정체로 고민인 사람이 많다. 대부분 자세나 장비를 바꾸려고 하지만 ‘몸’이 문제인 경우도 많다. 유연성 근력 지구력이 약해 ‘기술’을 받쳐주지 못하는 것. 주중 3, 4차례 1시간씩 운동하면 주말골프의 성적이 좋아진다.

운동 삼아 스윙연습만 하면 ‘쓰는 부분’만 단련되므로 한계. 속보 달리기 웨이트트레이닝 등으로 쓰는 부분을 받쳐주는 체력을 키운다.

그러나 수영 수상스키 등 팔을 당기면서 힘을 쓰는 운동은 팔을 뻗치며 힘을 쓰는 골프와 ‘상극’.갑자기 수영을 하고난 뒤 공을 치면 게임이 엉망이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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