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엿보기]미국의 다우 제너레이션?

  • 입력 1999년 6월 20일 18시 41분


‘다우 제너레이션’(다우 세대)란 유행어가 있다.

미국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공업평균지수 상승 덕분에 먹고 사는 20대 후반∼30대 초반의 젊은이를 일컫는 말이다.

이들은 주로 뉴욕 맨해튼가 고급호텔의 스포츠센터에서 하루를 시작한다.

오전 운동을 하는 이들의 눈 앞에는 주식시황 모니터가 켜 있다. 이들은 90년대 미국 경제의 호황 덕을 본 세대로 ‘뉴 리치’(New Rich·신흥부자)로 불리기도 한다. 이들이 돈을 번 것은 주로 주식투자 덕분이지만 벤처기업의 스톡옵션이 ‘돈 벼락’을 안긴 경우도 많다.

다우 제너레이션의 관심사는 돈 그리고 멋진 배우자, 스포츠카, 조기은퇴가 꿈이다. 빌 클린턴 미대통령이 ‘폴라 존스’와의 섹스스캔들로 곤욕을 치를 때 뉴욕 월가에서는 이런 말이 나돌았다.

“우리는 ‘폴라 존스’보다 ‘다우 존스’에 관심이 많다.”

요즘 미국 경제학계는 다우 세대에 대해 우호적인 분위기다. 금융부문 활성화는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유도, 부의 창출에 적극 기여한다고 보기 때문. 사실 미국의 장기호황을 지탱하는 주요축은 금융산업의 경쟁력이다.

한 저술가는 이들을 이렇게 옹호했다.

“수익률이 지배하는 사회는 상대적으로 덜 나쁘다. 인류를 얽매온 종족 종교 이념의 편견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피부색보다 지폐 색깔에 더 관심이 많다.”

다우 세대를 부정적으로 그린 말도 있다. 본업이나 일상생활을 내팽개친 채 주식투자에만 골몰하는 ‘스톡홀릭’(주식 중독증)이라는 말이 그것이다.

〈허승호기자〉tige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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