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기획]「천부인권 사상」에 수십억명 해방

  • 입력 1999년 4월 22일 20시 05분


지금은 나이지리아의 서부지방에 모여살고 있는 요루바족의 왕은 거의 신과 같은 대접을 받는다. 그는 시민들에 대해 최고의 권위를 지니며 신비로운 분위기를 간직하기 위해 대중 앞에서 밥을 먹거나 물을 마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옛날에는 사람들에게 직접 말을할수도없었다고한다.

그러나 이처럼 인간을 초월한 존재처럼 대접받고 있는 왕도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들이 있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권력을 남용하지 않는 것이었다. 왕이 전체주의적 정치로 시민들의 권리를 짓밟으면 그는 자신의 내실에 틀어박혀 다시는 살아있는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낼 수 없는 벌을 받았다.

인간에게는 그 어떤 것으로도 침해당할 수 없는 권리가 있다는 것을 요루바족은 알고 있었던 것이다.

사실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에 대한 생각은 성경과 코란을 포함한 고대의 모든 경전에 공통적으로 나타나있다. 그러나 그 표현 방법은 언제나 상대적이고 가부장적이었으며 이런 경전을 해석하는 사람들은 권력을 잡고 있는 사람들과 손을 잡은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인류는 우리와 우리가 아닌 사람을 구분하고 차별하는 행위를 되풀이해왔다. 영주들은 농노들을 차별하고 초야권을 행사했으며 미국 남부의 농장주들은 흑인 노예를 학대했다. 지금도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이전보다 여성을 더욱 더 차별하는 법규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물론 인류가 기본 인권의 보장을 위해 노력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영국에서는 마그나 카르타와 권리장전이 만들어졌고, 프랑스에서는 혁명이 일어났다. 그러나 이런 움직임의 추진력이 되었던 고귀한 사상은 언제나 인간의 손에 배신 당했다. 2차 대전 중에는 유태인의 대량 학살까지 일어났다.

그러나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인류는 모든 인간에게 기본적인 권리가 있다는 생각을 조금씩 보편적인 원칙으로 만들어갔다. 미국에서는 노예제도가 폐지되었고 2차 대전이 끝난 후에는 유엔이 설립되었다. 모든 인간에게 기본적인 인권이 있다는 생각은 지금까지 수십억의 사람들을 자유롭게 해주었으며 앞으로도 수많은 사람들을 해방시킬 것이다. 지금도 독재자들은 이것을 가장 두려워하고 있다. 기본적 인권에 대한 생각은 어떤 방법을 동원해도 없애버릴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필자:월 소잉카〓나이지리아의 극작가, 시인 겸 소설가. 1986년에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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