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리노베이션]카센터서 카페로 과감한 변신

  • 입력 1998년 9월 13일 19시 50분


주변에 경쟁 업종이 많아지면 운영수익이 나빠지기 시작한다.

파리 날리는 가게를 그대로 밀고나가는 대신에 철저한 시장조사를 통해 과감하게 업종을 바꿔 불경기를 극복하는 사람들도 있다.

서울 흑석동에 위치한 카페 . 1층 카센터, 2층 주택으로 사용되던 이 건물은 주변에 카센터가 난립하면서 경영난에 빠졌다. 임대인 정봉희(39)씨는 인근 주민들을 위한 편의시설이 없다는데 착안했다.

▼시장 분석〓중앙대에서 걸어서 15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 대학생들을 겨냥한 상권과 꽤 떨어져 있다.

일대가 오래된 주택가임에도 주민들을 위한 생활편의시설이나 변변한 휴식공간이 없었다.

정씨는 장바구니를 들고 시장을 찾는 젊은 주부들과 대학을 졸업한 20대 중반 이후 40대까지의 직장인들이 편안하게 찾을 수 있도록 간단한 음료와 주류를 파는 카페를 구상했다.

▼리노베이션〓지은지 25년이 넘는 이 건물 1층은 카센터에 맞게 중앙에 넓은 공간이 있고 오른편에는 작은 사무실이 있었다.

출입구 반대쪽으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고 계단 밑 공간에 화장실이 있었다.

2층은 당초 여관 건물로 지어져 복도를 가운데로 방이 왼쪽에 4개, 오른쪽에 5개 등 모두 9개가 배치됐다. 화장실과 부억이 하나씩 달려 있었다.

정씨는 1층의 터진 공간을 그대로 이용하고 출입문을 투명한 전면 유리문으로 바꿔 쾌적한 느낌을 주었다.

오른쪽에 있던 사무실 자리는 주방과 바로 개조했다.

출입문 옆에는 간이 폭포를 만들었다.

2층은 오른쪽에 있는 방 2개만 남기고 나머지는 모두 터서 홀로 만들었다. 왼쪽에 있는 방은 출입문을 모두 떼내고 출입문이 매달렸던 벽들을 일부분만 헐어내 동굴 분위기가 나도록 연출했다.

건물 외관이 오가는 사람들의 눈에 띄도록 옥상에 물결 모양의 철구조물을 올려놓았다.

개조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재는 가능한한 재활용품을 사용했고 서울 황학동 중고시장에서 인테리어 소품을 구입했다.

2개월에 걸친 개조공사에 모두 8천2백20만원을 들였다.

▼효과〓정씨의 예상이 맞아떨어졌다. 손님의 30% 정도만 대학생이고 나머지는 인근 지역에 거주하는 주부들과 직장인이었다.

대학가 상권의 최대 약점인 여름과 겨울방학의 불경기 영향을 별로 타지 않는다.(도움말:수목건축 02―578―3777)

〈황재성기자〉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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