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교육시리즈를 마치며]『대안교육,정부관심 뒤따라야』

  • 입력 1998년 6월 30일 07시 27분


98년도 교육캠페인 사업으로 ‘자유롭고 창의롭게 키워요―대안교육’을 연재해온 동아일보는 이 시리즈를 마무리하면서 대안교육 전문가와 학부모대표 등을 초청,대안교육의 필요성과 발전방향 등을 모색하는 좌담회를 19일 열었다.

이날 좌담회에는 이종태(李鍾泰)한국교육개발원 부연구위원, 김광조(金光祚)교육부 학교정책과장, 곽진영(郭眞英)영산성지고 교감, 김영식(金永植)다물자연학교 교장, 오성숙(吳星淑)참교육학부모회장 등 5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당국의 교육개혁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성과는 미흡하다고 지적하고 획일적인 주입식 교육에서 탈피, 창의성 있는 교육을 추구하기 위해 대안교육운동을 활성화 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오성숙〓동아일보가 교육캠페인으로 대안학교를 소개하면서 대안교육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 같다. 참교육학부모회에는 학교가 소개될 때마다 학교의 교육방법 입학절차 등을 묻는 전화가 쇄도했다. 동아일보가 대안교육 활성화에 큰 기여를 했다고 본다. 참교육 학부모회도 대안교육이 보급될 수 있도록 학부모활동을 강화하려고 한다.

▼곽진영〓우리 학교도 신문에 나간뒤 전국에서 문의전화가 오는 바람에 일을 못할 정도였다. 지금도 방문객이 줄을 잇고 있다. ‘문제아를 가르치는 학교’라고 냉소적 반응을 보이던 사람들도 태도가 많이 달라졌다. 이렇게 대안교육을 이해하는 사람들이 늘어간다면 우리나라 교육의 미래는 밝다고 생각한다.

▼이종태〓교사 학부모 학생에게 교육적 상상력을 넓혀준 것도 대안교육의 공로로 본다. ‘아 이렇게도 교육할 수 있구나’하는 깨달음을 주었다.

그러나 최근 대안교육운동에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대안교육은 개성있는 교육관과 세계관이 있어야 한다. 외형적인 교육기법을 배우는데 그칠 것이 아니라 정신적 분야까지 변화시킬 수 있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김광조〓‘대안’이란 무엇을 대체한다는 뜻인데 마치 공교육을 부정하는 것으로도 비쳐져 논란도 있다. 다만 교육의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하는 점이 정부의 입장과 일치한다. 대안학교를 행정적으로는 특성화학교라고 부르지만 의미는 같다. 제도교육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특정분야에 소질과 적성이 있는 학생을 가르치는 학교로 볼 수 있다. 자연친화 인성중시 개성존중 공동체중시 등이 대안학교 교육의 특징들이다.

▼오성숙〓대안교육이 아직 교육내용 교육방법 시설 등에 미흡한 측면이 많아 학부모들은 관심이 많으면서도 자녀를 보내길 망설이는 것 같다. 대부분 사재를 털어 운영되거나 교사들의 생계보장이 안되는 등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안교육이 제대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인 지원을 해줘야 한다.

▼이종태〓아직 대안교육이 보편화된 것은 아니다. 단지 공교육이 제공하는 전통교육에서 벗어나 다른 경험을 원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을 위해 특별한 교수법과 교육내용을 추구하려는 운동으로 볼 수 있다. 일반 교과학습 60% 특별활동 40% 등으로 창의성과 개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구성하고 있다. 공부도 열심히 하면서 텃밭에 채소도 가꾸고 동물도 키우면서 자연친화적 심성을 키워주고 직접 노동을 하면서 땀의 소중함을 느껴보도록 하자는 것이다.

▼김광조〓아이들을 교육의 대상이 아니라 주체로 보려는 대안교육의 방향은 바람직한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대안교육운동을 지원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정부는 활동의 틀을 마련해주고 나머지는 교사 학부모들의 몫이다. 학교운영위원회 등을 통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야한다. 이제는 학부모들이 학교를 변화시켜야 한다.

▼곽진영〓옳은 지적이다. 대안교육운동을 하면서 정부 비판을 많이 했지만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다. 학부모들의 반응이 없으면 학교교육은 절대 안변한다. 정부가 간여하는 것은 부작용이 크기 때문에 학부모들이 적극적으로 나서는게 더 효과적이다.

▼오성숙〓정부지원과 함께 학부모의 의식개혁이 병행돼야 한다는 의견에 동감한다. 학교운영위가 활발하게 움직여야 하는데 일부 학교장은 아직도 부정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고 특히 사립학교는 학교운영위가 거의 결성되어 있지 않다. 정부에서 학교운영위 활성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김영식〓다른 시민운동은 정보공유를 위한 네트워크가 잘 돼 있지만 대안교육은 아직 그렇지 못하다. 학부모단체도 회원수를 늘리고 목소리를 넓히는데 힘써야 한다. ‘내 아이만’이라는 이기적 교육가치관에서 벗어나 모든 학생들이 공유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하루빨리 대안교육이란 말이 없어지고 본교육이 제자리 잡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오성숙〓학생과 학부모들은 새로운 교육풍토를 갈망하고 있다. 학부모 입장에서 볼 때 우선 과밀학급이 하루빨리 개선돼 교사가 학생 개개인에게 정성을 쏟아 창의성 있는 교육이 이뤄지길 바라는 것이다.

그러나 초등학교는 열린교육 등이 확산되면서 교육방법이 개선되는 등 변화의 움직임이 있지만 중고교로 가면 아직도 입시위주 교육이 성행하고 있다. 초등학교 때는 질문도 많이 하던 학생들이 상급학교로 갈수록 수동적으로 변하는 것은 학교교육이 잘못됐기 때문이다. 성적위주의 주입식 교육 때문에 아이들이 스트레스 받고 개성이 존중받지 못한다.

▼김영식〓많은 학부모들이 대안교육에 관심을 갖고 있으면서도 중고교로 가면 입시 때문에 연계가 안되는것을 걱정하고 있다. 또 대안학교가 대부분 농촌에 있는데 도시에서도 뿌리를 내려야 한다.

▼김광조〓정부도 대안교육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제는 추상적인 교육에서 문제해결 중심의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 한해 중도탈락자가 6∼8만명이나 발생하고 있는데 영산성지고교 같은 대안학교에서 전인교육을 통해 선도하고 있어 고맙게 생각한다. 대안교육의 목적이 정부의 교육개혁과 일치하기 때문에 대안학교를 정규학교로 인정하는 등 정책적 지원을 하기 시작했다.

▼곽진영〓정부가 예상보다 빨리 대안교육에 관심을 가져줘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초등학교가 빨리 변하고 있다. 교육환경이 조금만 좋아져도 금방 좋아한다. 대안교육이나 열린교육이 학교에 가능한 많이 도입돼야 한다.

▼이종태〓대안교육의 교육현실과 발전방향 등을 논의한 유직한 자리였다. 정부도 교육환경 개선에 적극 노력해야 하고 학부모들도 방관자적 태도에서 벗어나 학교교육에 동참해야 상승효과가 있다는데 의견이 일치했다. 교육의 세 주체인 학교 학생 학부모가 유기적인 협조를 통해 교육현장을 하루 빨리 개선, 창의적인 교육이 꽃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정리〓이인철·윤종구기자〉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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