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6가지 입문코스(下)]컴퓨터속 「묘수」있다

  • 입력 1998년 3월 10일 08시 12분


바둑교실
《‘바둑으로 IMF위기를 넘기자.’한 번 배우면 평생 가는 경제적인 두뇌스포츠, 바둑에의 입문 여섯가지 방법을 지난 주에 이어 소개한다.》

▼ 바둑TV-비디오를 보자 ▼

과거 바둑팬들은 TV에서 프로기사의 대국을 보려면 서러웠다. 곤한 잠에 취해 있을 일요일 새벽이나 자정 넘은 시각에 프로그램이 방영됐다.‘구걸하듯’ 바둑 프로를 보던 시절은 이제 아련한 추억이 됐다.

당일의 주요 대국은 물론 초보자 교실, 과거의 명국, 묘수풀이 등을 내보내는 바둑전용채널(BTV)이 생긴 탓이다. 바둑팬은 물론 문외한에게 바둑의 묘미를 알게 해준다.

한국 기사들이 세계를 제패한 뒤 일본의 바둑인들은 “세계 유일의 바둑전문TV채널을 가진 한국과 상대가 되겠느냐”고 부러워했다.

BTV는 프로와 직접 대국하는 ‘마법의 접바둑’‘기력측정대’‘현상 묘수풀이’ 등 시청자 참여 코너도 많다(홍보실 02―650―0512).

비디오테이프를 통해 바둑을 배울 수도 있다. 노영하(盧永夏)8단이 강의하는 31편의 바둑시리즈 비디오가 대표적. 최근 할인가격은 26만4천원(한서미디어·02―873―8337)으로 비싼 편이나 체계적인 학습효과와 소장가치가 있다. 이밖에도 조훈현(曺薰鉉)9단 등 프로기사가 출연하는 비디오가 많다.

▼ 컴퓨터속에 「묘수」가 있다 ▼

개인용 컴퓨터(PC)가 널리 보급되면서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바둑을 배우거나 대국하는 사람도 많다. 몇년 전에는 일본인이 만든 ‘고’프로그램이 인기있었다. 최근에는 응창기배 컴퓨터바둑대회 우승 프로그램인 ‘천하수담 97’(한글과 컴퓨터·02―639―8600·가격4만원)이 인기 높다. 동화상에 음성을 곁들여 바둑알 잡는 법부터 가르쳐준다. 또 7급 정도 실력까지는 맞바둑이 가능하다. 19줄 바둑은 물론 초심자를 위한 13줄 9줄 바둑도 가능하다. 복기(復棋)를 할 수 있고 관련 정석이나 변화도를 보여준다.

한국기원이 월간지 ‘바둑’ 30주년을 기념, 제작한 타이틀도 1백국의 명국에 대한 음성해설, 유창혁의 공격비결 등도 담고 있어 좋은 교재다.

PC통신에 가입한 사람이라면 동호인 모임을 이용하면 좋다. 천리안 하이텔 나우누리 유니텔에는 초보부터 1급까지 다양한 모임이 있다. 실력을 속이는 얌체들이 하수를 울리기도 하지만 비슷한 실력자끼리 ‘사이버 대국’의 색다른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인터넷 사용자는 동아일보 전자신문 ‘마이다스 동아’(http://dongailbo.com)에서 역사와 전통의 국수전 기보와 바둑관련 기사를 검색할 수 있다. 또 바둑전문 사이트인IGS(http://www.igs.nuri.net)에 들어가 사용자 등록을 하면 외국인을 비롯해 대국을 기다리는 수많은 네티즌을 만날 수 있다.

▼ 전문교실-강좌 활용하자 ▼

서울 은평구 서정영재바둑교실은 아마추어 여류국수전에서 두번 우승한 경력의 아마6단 서진주씨가 지도사범이다. 매일 오후 1시간 40분씩 실전과 강의를 하며 수강료는 매달 7만원. 한 세대 아래의 꼬마‘고수’와 대국을 하던 한 주부는 “남편이 바둑을 못둔다고 약을 올려 기원에 나와 배우게 됐는데 노후를 생각해보면 정말 잘한 일”이라고 흐뭇해 한다.

바둑을 배우는 길 중 으뜸은 역시 사람한테 배우는 것이다. 그러나 자상한 고수는 없다. 초심자의 기를 꺾지 못해 안달이다.

툭툭 던지는 고수의 농담은 하수에게는 구박과 핀잔, 수모와 멸시이다. 이럴 때 ‘화려한 외출’을 하자. 저녁 시간을 투자해 가까운 기원을 찾아가자.

한국기원 소속 프로기사들이 직접 운영하거나 지도사범으로 있는 지원이 전국에 55곳이 있다(한국기원 대표전화 02―291―4001). 바둑보급의 산실이 되고 있다.

또 한국기원이 인가한 전국우수바둑교실(총무 정철모 02―384―7942)도 2백50여곳이 있다. 대개 아마추어 고단자들이 운영하고 있어 친절한 안내자들이다. 바둑교실은 어린이 위주이나 주부반 성인반을 운영하는 곳도 있다. 이밖에 직장내 바둑클럽에 들거나 여성회관 등지에서 수시로 여는 강좌도 바둑입문의 좋은 길잡이가 되고 있다.

<조헌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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