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지구촌/NYT]클린턴정부의 對이라크 과제

  • 입력 1998년 3월 2일 08시 10분


외교적 방법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때 중앙정보국(CIA) 등 지하 공작원들에 의해 수행되는 비밀 정보작전은 외견상으로는 매력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워싱턴당국이 제임스 본드 식으로 후세인을 권좌에서 몰아내고 싶어하는 마음도 따라서 이해가 된다. 그러나 그같은 생각은 이라크가 나타내는 적개심을 다루는 대체방법으로는 유치하고 환상적인 것일 뿐이다.

CIA가 가장 대표적 실패작으로 여겨온 61년 쿠바 피그만 사건의 비밀 내부문건이 공개되는 시점에서 이라크에 대해 발상의 전환을 선택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두 경우 모두 소규모의 인력으로 독재자를 몰아낼 수 있다는 낙관적 시각에서 작전이 시작된 것이 공통점이다. 그러나 후세인의 경우는 37년전 지하공작으로 몰아내려 했던 당시의 카스트로와 다른 점이 많다.

비밀공작의 가장 큰 위험성은 이 작전이 공개적 정책에서 결여된 부분을 메워줄 수 있다고 환상적으로 생각하게 해준다는 점이다. 비밀 정보활동은 종종 사안을 더 꼬이게 만든다. 뿐만 아니라 오랜기간 계속할 수 없으며 성공확률도 낮다. 아마도 이라크에서는 CIA의 활동을 단 5분이상 계속할 수 없을 것이고 후세인은 권좌에서 꿈쩍도 안할 것이다.

이같은 해결책을 추구하기보다 클린턴행정부와 의회는 어떻게 하면 이라크의 도전을 지속적으로 막을 수 있는가 하는 어려운 문제와 씨름하면서 정면돌파를 시도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

인기없고 힘든 정책을 선택한다는 것은 특히 선거의 해에는 매우 고통스러운 일일 수 있다. 이번에 무력을 배경으로 이라크로부터 무기사찰에 대한 협조약속을 얻어낸 것은 그런 정책의 시도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라크가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미국은 또한번 외교적인 노력을 총동원한 후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때 힘을 사용하는 순서를 밟아야 한다.승리는 쉽게 주어지지 않는다.

〈정리·뉴욕〓이규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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