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김세원/정부조직개편 정보통신 중시를

  • 입력 1998년 1월 20일 20시 12분


국제통화기금(IMF) 체제로 일컬어지는 현재의 경제위기는 파행적인 기업운영, 비효율적인 산업구조, 낙후한 금융시스템과 금융관행, 경직된 노동시장 등에 기인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제 기존의 산업을 고부가가치화하여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게 되었으며 정부의 기구축소를 위한 조직개편도 논의되고 있다. ▼ 기업 효율성 항상 큰 도움 구조조정은 재원과 인력을 비효율적인 부문에서 효율적인 부문으로, 수익성이 낮은 부문에서 높은 부문으로 재배분하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의 조직개편도 이러한 경제적인 측면을 감안해야 할 것이며, 또한 정책의 중요성에 기초하여 기구와 인력의 재편을 단행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정부가 전략적으로 경제회생을 선도해야 할 산업이 무엇인지를 잘 선택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정부조직에 대한 신중한 모색이 요구된다. 최근 정부조직 개편에서 산업 과학기술 및 정보통신 관련부처를 한데 합치자는 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전해지는데 이 과정에서 정부기구 축소라는 명분을 위하여 모든 산업분야를 동일하게 취급하는 듯하여 우려된다. 21세기를 맞이하여 세계 많은 나라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자 하는 정보통신 부문은 크게 두가지 점에서 경제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하나는 정보화가 사회적 제반 거래비용을 절감하며 기업의 효율성을 제고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점이고, 또 다른 하나는 정보통신산업 자체가 경제성장에 있어 중요한 산업이라는 점이다. 첫째의 예로서 경제이론은 노동의 투입을 감소시킬 때 동일한 생산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보화 투자와 같은 자본의 투입을 증가시켜야 함을 말해주고 있다. 미국이 80년대 후반의 구조조정기에 정보화에 대해 지속적으로 투자한 결과 현재와 같이 최고 수준의 효율성을 유지하게 되었음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둘째로 정보통신산업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벤처기업의 지속적인 탄생을 통하여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하는 산업이다. 97년말 미국 전자공업협회(AEA)와 장외주식시장(NASDAQ)이 발간한 연구보고서인 ‘사이버네이션’은 미국의 정보통신산업이 경제성장을 주도하는 산업이고 96년 기준으로 1백90만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는 최대의 고용창출산업이며 1천5백억달러의 수출을 달성한 최대의 수출산업임을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경제적 중요성을 감안하여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 북미 3국은 3년여 동안의 노력 끝에 마침내 97년 정보산업을 별도로 분류하는 새로운 북미표준산업분류(NAICS)를 발효시켰다. NAICS는 정보산업으로 통신서비스 방송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산업 영화산업 출판업 등의 컨텐트산업까지도 포함시켰다. 이는 이 분야의 선진국인 미국이 정보산업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고 또 그 중요성에 대한 큰 관심을 대변해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정보통신산업 또한 97년 기준으로 국내총생산(GDP)의 8.3%를 차지하는 중요한 산업이다.또 96년 기준으로 50만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으며 3백억달러를 수출하고 1백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가져오는 등 국민경제적 기여도가 큰 산업이다. ▼ 발전 가능 분야 특화해야 국가적 과제라고 할수있는 정보화를 추진하는데 있어서도 정보통신산업은 국산 내수공급기반으로서의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지난 수년간 지속적으로 노력한 결과 우리나라는 이제 정보통신 부문에 있어서만큼은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상황이다. IMF 체제를 맞이하여 우리가 얻은 교훈 중의 하나는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선택적으로 특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보화와 정보통신산업을 다양한 산업의 하나로만 평가함으로써 경제회복의 지연을 가져오는 정부조직 개편은 피해야 한다고 믿는다. 김세원(서울대교수·국제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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