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홍찬식/진퇴양난의 유학생들

입력 1998-01-13 20:04수정 2009-09-26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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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를 외국에 유학보낸 부모들은 요즘 학비걱정에 밤잠을 설치기 일쑤다. 환율이 배이상 오르고 가계소득은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뒷바라지할 일이 막막해졌기 때문이다. 유학생 중에도 집안형편을 고려해 조기귀국을 희망하는 학생이 상당수에 이른다는 소식이다. 현재 해외유학생 숫자는 13만명으로 일부라도 돌아온다면 ‘1달러가 아쉬운’ 경제난국 해결에 도움이 될 게 분명하다. ▼이들 ‘U턴 유학생’들은 귀국 이후가 더욱 두렵다. 대학 재학생의 경우 학업을 중도포기하고 돌아왔으므로 국내 대학에 새로 편입학해야 하는데 여건은 썩 좋은 편이 아니다. 현 제도 아래서 이들은 대학별 편입학시험에 응시하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 편입시험의 경쟁률은 수십대 일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더군다나 교육시스템이 다른 외국 대학에서 공부해오다 국내 시험을 통과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중고교유학생의문제는 더심각하다. 입시 위주로 진행되는 국내 교육환경에 다시 적응할 수 있을지 불안할뿐더러 일반 학생과 겨루는 대학입시에서도 불리함을 감수해야만 한다. ‘돌아가느냐’와 ‘남느냐’의 갈림길에서 오도가도 못하는 형편에 놓인 것이다. 교육부도 이들에 대한 귀국대책을 찾고 있지만 무엇보다 형평성 문제가 가로막고 있다. ▼이들에게 따로 대학 입학 기회를 부여한다면 ‘특혜시비’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 교육당국의 고민이다. 그러나 국내 대학의 편입학 문호가 크게 확대되는 추세이고 기존 편입학 수요가 명문대에 집중되는 점을 감안할 때 한시적 조치로 ‘운용의 묘’를 살려볼 만하다. 외국문화와 언어에 익숙한 이들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은 세계화 추세에 비추어 국익에도 도움이 되므로 보다 큰 틀에서 바라볼 일이다. 〈홍찬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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