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달라진 대학선택 기준

  • 입력 1997년 12월 22일 20시 21분


▼대학입시 원서접수를 놓고 지원자들이 눈치작전을 벌이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22일 마감된 올해 특차모집에서는 막판 혼잡양상이 어느해보다 심했다. 같은 성적이라도 대학과 학과를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따라 합격 불합격이 엇갈릴 수 있기 때문에 수험생들이 소신껏 지원하기란 쉽지 않은 현실이다. 그렇다고 해도 올해의 유별난 혼란은 입시당국이 상당부분 책임을 느껴야 한다 ▼지난 19일로 예정됐던 수능성적 발표일이 대통령 선거와 맞물려 하루 늦춰지면서 특차 지원자들은 접수마감까지 불과 사흘밖에 여유가 없었다. 자기 적성이나 포부를 감안하고 자신의 수능성적으로 희망학과의 지원이 가능한지 일일이 따져보려면 너무 촉박한 일정이었다. 생각할 시간이 부족하다 보니 접수마감에 앞서 이리저리 눈치를 볼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질 수밖에 없다 ▼수능시험이 쉽게 출제되는 바람에 성적 인플레 현상이 초래된 점도 혼란을 가중시킨 요인이다. 한마디로 고득점자가 너무 많이 나와 기준잡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수능시험을 쉽게 내는 것은 교과서 중심의 공부를 유도해 과외를 없애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그 효과를 거두고 혼란을 막기 위해서는 수능시험을 쉽게 출제한다는 사실을 미리 알려야 하는데도 그런 배려가 없었다 ▼국제통화기금(IMF)한파도 수험생의 진로 선택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소식이다. 경제난 속에서 졸업 후 안정적인 직업과 연결되는 학과를 고르기 위해 고심하는 수험생들이 많다는 것이다. 또 장학금 혜택이 많은 대학의 인기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대학 선택의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는 얘기다. 새 대통령 취임 이후 교육환경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교육당국은 무엇보다 예측 가능한 정책을 내놓아 혼란을 줄이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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