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신세대들의 과분한 씀씀이

  • 입력 1997년 12월 4일 19시 54분


▼기업들이 신세대를 공략해 상품판매에 성공한 사례는 많다. 우리 경제의 호황기에 태어나 고생 모르고 자란 신세대는 소비성향이 유독 강하고 유행에도 민감하다. 이윤추구가 목표인 기업의 입장에서 이들을 겨냥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전략이다. 신세대의 또다른 특성은 미래보다는 당장의 즐거움이나 행복을 추구하는 점이다. 따라서 이들에게는 개인주의적 경향과 타인에 대한 무관심이 두드러진다 ▼신세대가 지출하는 돈은 대개 부모의 주머니에서 나온다. 어린 시절을 어렵게 보낸 부모 세대는 가난을 대물림하기 싫은 탓에 자식의 요구대로 들어주는 경우가 흔하다. 게다가 대학생들은 과외 아르바이트에 나서면 적지 않은 돈을 벌 수 있는 여건이다. 이러다 보니 대학가에서 값싼 분식점을 내면 망해도 호화스럽게 치장한 카페나 술집을 하면 망하지 않는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신세대의 분에 넘치는 씀씀이는 한 두가지가 아니다. 개인휴대통신(PCS) 가입자 가운데 30%가 대학생이라는 통계도 있고 흡연 대학생의 40%가 외국담배를 피우고 있다는 조사결과도 나와 있다. 더욱 걱정스러운 일은 외국제품에 대한 지나친 선호풍조다. 상품이 마음에 들기만 하면 국산이나 외국제를 가릴 필요가 없다는 신세대의 소비의식이 여러 곳에서 확인된다 ▼향후 경제위기 상황에서 신세대는 그동안 겪어본 적 없는 엄청난 고통을 체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처럼 마냥 부모에게 매달릴 수 없을 뿐더러 자족(自足)능력도 크게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느끼는 고통의 강도는 기성세대와 차원이 다를 것이 분명하다. 그 멀고 긴 고통의 터널을 통과하는 길은 현실에 맞는 소비패턴을 택하는 방법 뿐이다. 이제 잔치는 끝났다. 화려한 조명아래 더이상 머물 수는 없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