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위성시대/魚群탐사]고기떼 우주서 한눈포착

  • 입력 1997년 10월 27일 06시 58분


망망대해에서 고기떼를 찾아 낸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80년대 이전까지만해도 고기잡이는 철저하게 선장의 경험에 의존했다. 그러나 해류와 수온 등 어장의 형성조건은 너무 많이 변하기 때문에 선장의 경험도 역부족인 경우가 허다했다. 오늘날 기본적으로 어장을 찾는데는 위성이 이용된다. 위성이 보내는 자료로 직접 고기떼를 확인하는 것이 아니고 고기들이 많이 모이는 조건 즉 바닷물의 온도, 플랑크톤의 양 등 간접적인 조건들을 파악하여 있음직한 어장을 추정하고 있는 것이다. 물고기는 저마다 좋아하는 수온대가 있다. 가령 참치 고등어 정어리 삼치 전갱이 멸치 오징어 연어 등은 난류에서 살고 명태 청어 도루목 꽁치 등은 한류에서 산다. 난류성 어종중에서도 연어는 수온이 섭씨 10도정도의 난류대의 선단에서, 수심은 50∼80m에서 서식한다. 참치는 수온 20여도의 해수면 2백m 이하가 보금자리다. 한류와 난류가 합쳐지는 곳은 가장 좋은 어장을 형성한다. 따라서 수온대를 아는 것은 어장을 확보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정보가 된다. 오늘날 인공위성은 바다의 표면온도를 손금보듯 천연색 사진으로 찍어 내고 있다. 바다온도는 대개 해류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북서태평양지역 어장에서의 바다온도는 북극쪽에서 내려오는 오호츠크한류와 적도부근에서 올라오는 구로시오난류에 의해 결정된다. 우리나라의 동해도 이들 해류의 지류가 흐른다. 한류와 난류의 경계역은 바로 고기떼의 실크로드. 북서태평양의 유명한 어장인 대화태어장은 바로 이들 해류가 만나는 곳. 이곳에는 한류성어종와 난류성어종의 경계역이기 때문에 어종과 플랑크톤도 풍부하다. 해류의 경계역에 어장이 형성되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오래전부터 알려졌다. 이 경계역 중에서도 특히 물고기가 많이 모이는 곳은 해류끼리 부딪쳐 큰 덩어리로 떨어져 있는 곳(水塊)이라고 동원산업 신성택전무는 자신의 경험을 들어 설명한다. 일본 어업정보서비스센터는 미국의 노아 인공위성이 보내는 바다의 천연색 사진을 받아 바다의 온도를 나타내는 해황도를 만든다. 여기에 필요한 정보는 노아의 자료뿐만아니라 항공기를 띄우거나 조사선을 현장에 파견하여 해류의 변화나 해수면의 온도, 플랑크톤의 양을 파악하기도 한다. 또 부근을 지나는 상선이나 조업하고 있는 다른 어선들이 수시로 보내는 정보를 활용하기도 한다. 그외 각 현에 한개씩 있는 어선무선국을 통해 일본주변 해역에서 흩어져 작업하고 있는 어선에서 얻은 수온자료도 이용된다. 이들 자료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것이 어황도다. 이 어황도는 무선이나 팩스로 바다에서 조업하고 있는 어선단이나 어업관련 회사들에 제공된다. 이 어황도는 주단위나 월단위로 만들어져 예보로 나가기도 한다. 어군의 예보는 마치 태풍의 예보와 같은 것이라고 일본어업정보서비스센터의 다메오 히데오박사는 말한다. 가령 꽁치떼의 이동을 알기 위해서는 해류의 흐름이 어떻게 바뀌는지를 계속 추적해야 하고 어디에 수괴가 생기는지도 관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정보를 누가 얼마나 정확하게 분석하느냐는 것은 결국 이를 다루는 기관의 경험과 숙련도 등이 문제가 된다. 그런 의미에서 30년 가까운 경험을 가진 일본어업정보서비스센터는 세계적으로 신뢰를 얻고 있는 어업정보기관이라는 것이다. 어선단들의 이 정보수신율은 100%. 부산에 북태평양의 어선기지를 두고 있는 동원산업도 이 정보에 따라 북태평양의 어장으로 출동하는 경우가 많다. 어로현장에서는 서치라이트를 이용해서 어군을 탐색한다. 최근에는 음파를 수중에서 수평으로 발사해서 정확하게 어군탐사를 하고 있다. 정확한 어장 파악으로 너무 많은 어획고를 올려 가격이 폭락하는 것을 막거나 어군보호를 위해 국제적으로 정해진 어획량이 넘지 않게 금어조치를 취할 수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해수면의 온도를 아는데 이용되는 인공위성은 미국의 노아 위성. 노아 위성이란 미국해양대기청(NOAA·노아)이 운영하는 극궤도위성으로 여러대가 남북으로 돌며 해수면 온도 측정 등 기상관측과 지구환경 감시를 한다. 일본을 비롯해 세계의 모든 어업국들이 이 위성이 제공하는 정보를 이용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이 위성이 보내는 자료를 이용하여 연근해의 어황을 예보하는데 간접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이 「시 위프스」란 위성을 발사했다. 이 위성은 보다 정확한 해수표면의 온도를 잴 뿐만아니라 플랑크톤의 색깔을 전문적으로 알아내고 있다. 앞으로 이 위성이 제대로 작동되면 보다 정확하게 어장을 알아내는 게 가능해진다. 현재 이 위성은 시험적으로 자료를 보내고 있다. 일본도 지난해 8월에 어군탐사를 포함해 환경오염 및 지상의 식생상태 등을 알기 위해 과학위성인 아데오스(일명 미도리)를 발사했으나 지난 6월말에 전기공급판의 고장으로 그 기능을 상실했다. 보다 정확한 해황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위성이 보내오는 해상력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현재 노아나 아데오스위성의 해상력은 1×1㎞이지만 앞으로는 2백50×2백50m의 해상력을 가진 위성을 제작하려는 연구가 활발하다. 그러면 바다표면으로 떠오르는 일부 어군의 위성탐사도 가능하리라는 전망이다. 〈동경〓이용수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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