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동남아 換태풍 경계를

  • 입력 1997년 10월 25일 21시 30분


동남아 외환(外換)위기가 홍콩증시를 강타한데 이어 한국의 주식 외환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기아사태의 처리방향이 가닥을 잡으면서 모처럼 회복기미를 보이던 주가는 다시 연이틀 폭락을 거듭했고 환율과 금리도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 금융계에 엄청난 충격을 준 홍콩증시가 폭락 하루만에 다소 회복세로 돌아서고 유럽과 일본 등의 주요시장도 안정을 되찾아 가고는 있다. 그러나 이것은 홍콩 통화당국의 시장개입과 홍콩 기업들의 자사주 대량매입에 따른 일시적 반등일 뿐이다. 홍콩 외환위기가 홍콩달러의 과대평가에서 비롯됐고 그 도화선인 동남아 금융위기 원인이 아시아경제에 대한 외국투자자들의 불신과 자금회수에 있다면 상황은 끝난 것이 아니다. 더 큰 혼란을 부를 소지를 남겨놓고 있다. 아직까지 한국은 외국 투기자금의 직접공략 대상이 되고 있지는 않지만 우리 주식시장에서 외국투자자금이 연일 큰 규모로 빠져나가고 있는 것은 문제다. 외국인의 한국증시 투자자금 13조원 중 아시아펀드의 투자비중이 절반을 넘어서고 있는 것도 불안요인이다. 홍콩에서의 외국투자자들의 환매요구는 곧바로 국내증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정부와 금융기관은 홍콩사태의 추이를 예의 주시하면서 국내파장을 줄일 수 있는 대책을 미리 강구해야 한다. 무엇보다 급한 것은 국내 정치 및 경제상황에 대한 외국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안정시키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의 연쇄부도나 금융시장 불안을 해소해 줄 수 있는 확고하고도 일관된 정책이 먼저 제시되어야 한다.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인 경제의 기본체질 강화, 대외신인도 제고, 국제수지 개선을 통한 통화가치 안정 등은 장기적 과제다. 시기를 놓치지 않는 탄력적인 정책대응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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