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의 세계]美 새 정보화정책 「차세대 인터넷」

  • 입력 1997년 10월 2일 20시 20분


2억6천여만명을 한 건물에 입주시킬 수 있을까.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은 『할 수 있으니까 하라』고 명령했다. 어떻게. 디지털 세계의 가상 공간이다. 로키산맥의 오지에 사는 사람이나 뉴욕 맨해튼의 번화가에 사는 사람이 모두 사이버공간에서는 호수만 다를 뿐 똑같은 크기의 아파트에 산다. 정보를 똑같이 공유하는 것이다. 『1초안에 브리태니카 대백과사전을 전송할 것』 클린턴대통령은 2000년까지 이를 실현하라고 연방정부와 산학(産學)에 공통으로 부과했다. 「정보혁명의 모국」 미국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지켜보면 이 혁명의 물결이 어디로 가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런 꿈은 현재의 인터넷 전송속도를 1백∼1천배 늘리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이웃끼리 마주보고 대화하는 속도로 자료 화상 음성 정보가 자유자재로 오가야 미국전체가 「한 동네」가 된다. 이 프로젝트는 「차세대 인터넷(NGI)」으로 명명됐다. 여기에는 이미 1백개 대학이 참여,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정부는 98회계연도부터 5년간 모두 5억 달러를 지원하는 법안을 마련, 의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슈퍼컴퓨터에 들어갈 수 있도록 평등한 정보접근을 보장하겠다는 꿈의 실현은 이것만으로 부족하다. 2억6천만명을 같은 건물에 입주시키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 클린턴 행정부는 이 이사비용을 22억5천만 달러로 계상하고 있다. 최근 미국내에서 나온 「E 레이트」라는 신종 사이버 용어는 이 기금으로 모든 학교와 도서관들에 무료 또는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인터넷 접속을 지원하는 할인율을 의미한다. 이렇게 전송속도의 증가와 용이한 접근이 모두 보장됐을 때 일어날 수 있는 변화는 무궁무진하다. 예컨대 의사들은 질병이 생겼을때 방사선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그 유형과 특징을 쉽게 발견, 오진을 줄일 수 있다. 이같은 연구목적은 유전학이나 에너지학 등에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다. 하버드대의 질높은 교육을 보스턴에 가지 않고도 어디서나 똑같이 받을 수 있다.보병들은 초해상도 감지기를 통해 능선 넘어 고지의 지형과 적군의 움직임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달받을 수 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