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수도권정책 어디로 가나

동아일보 입력 1997-10-02 19:33수정 2009-09-26 09:08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정부가 1일 발표한 수도권정비계획법 시행령 개정안은 82년 이후 15년 동안 유지해 온 수도권 과밀억제정책의 기조를 크게 흔들고 있다. 그동안 수도권 인구집중과 과밀억제를 위해 엄격히 제한해 왔던 공장 신증설을 크게 완화하고 30만㎡ 이하 관광지 조성사업은 지방자치단체장의 허가만으로 가능케 했으며 한강 수질보전을 위한 자연보전권역에 창고와 주차장설치를 허용한 것 등은 수도권 경제력집중 억제정책의 큰 후퇴를 의미한다. 그렇지 않아도 수도권은 전국토의 11.8%에 지나지 않는 면적에 인구는 45.3%, 사업체는 58%나 몰려 있어 수도권 과밀억제정책은 일관성있게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과제로 받아들여져 왔다. 그런데도 정부는 기업의 경쟁력 제고와 주민편의를 구실로 수도권정비의 대원칙을 하루아침에 무너뜨리려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천국제공항 배후단지 개발촉진 명목으로 송도매립지를 과밀억제권역에서 성장관리권역으로 바꾼 것은 지자체의 토지이용규제와 관련, 형평성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물론 국제화 지방화시대를 맞아 수도권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재조명이 요청되고 수도권정책에 대한 시각도 국제경쟁력 강화라는 새로운 전략에 맞춰가야 할 필요는 있다. 그러나 어떠한 경우에도 수도권정비계획의 기본목표와 방향이 흐트러져서는 안된다. 수도권정비계획의 후퇴가 가져올 부작용과 문제점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수도권의 과밀화에 따른 주택 교통난과 환경오염의 악화일 것이다. 땅값상승 부동산투기의 재연과 지역간 불균형 심화에서 오는 갈등도 문제다. 수도권 과밀화 억제정책의 목표는 단지 수도권의 생활환경 악화를 방지하자는 것만은 아니다. 수도권에 과도하게 집중된 인구 및 산업의 분산배치를 유도하여 수도권의 질서있는 정비와 국토의 균형발전을 겨냥한 것이다. 그렇다면 수도권 공장의 신증설에 대한 규제완화보다는 다른 지역의 산업기반조성, 사회간접자본 확충, 생활 교육여건의 개선을 서둘러 기업의 입지난 등을 덜어주는 것이 옳다. 뿐만 아니라 수도권의 공장 신증설 허용은 당장에는 기업의 입지난을 덜어줄지 모르나 긴 안목으로 보면 교통난과 지가상승으로 기업 경쟁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국민경제차원에서도 고비용 저효율 구조를 심화시킬 뿐이다. 경제 사회여건의 변화에 따라 수도권정책의 합리적인 개선이 불가피하다하더라도 각종 규제완화는 신중해야 한다. 수도권정비계획은 수도권의 장기발전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충분한 여론수렴과 부처간의 협의가 선행되어야 한다. 선거철을 맞아 각종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대선을 의식한 선심행정이라는 비판을 부를 수도 있다.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동영상